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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옴부즈맨 코너] 대한해협을 '쓰시마'로 오기 … 지명 표기 신중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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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한번 발간되는 중앙SUNDAY가 다루는 주요 내용은 무엇일까? 두 말 할 것 없이 바로 지난 주에 일어난 사건·의제에 대한 심층 분석과 앞으로 다가올 주에 주요 관심대상이 될 문제에 대한 예측과 진단이다.

지난 주 중앙SUNDAY도 이러한 공식을 그대로 따랐다. 일본의 안보법제 통과를 비중 있게 다뤘고, 앞으로 부상될 주제로서 노사정 대타협 이후의 과제와 문재인 사태와 관련한 야당의 미래 등을 자세히 짚었다. 그런데 이슈에 대한 초점은 무리 없이 잘 맞추어졌으나 정작 기사의 세부적인 내용에선 실수와 문제점이 드러났다.

첫째, 지명에 대한 사려 깊지 못한 실수다. 일본 안보법제 통과와 관련하여 앞으로 지위대의 활동을 설명하기 위해 5면에 삽입된 지도 중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부산 앞바다의 대한해협이라는 이름 대신에 일본이 선호하는 '쓰시마 해협’이 버젓이 제목으로 오른 것이다. 국제적으로 부산과 쓰시마 사이, 그리고 쓰시마와 일본 규슈 사이는 모두 ‘대한해협(Korea Straits)’으로 통칭된다. 특별히 전자는 대한해협이라는 큰 이름 아래 서수도(Western Channel)로, 후자는 동수도(Eastern Channel)로 불린다. 이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지리협회 등에서도 오래 전부터 공인된 것이다. 한·일 간에 바다를 둘러싼 지명 문제는 국민 정서상 매우 민감한 사안이므로 기사 작성에서 신중해야 했다. 5면 인터뷰 기사에도 일·중 간에 분쟁 중인 센카쿠 열도에 대해서 중국명으로 ‘댜오위다오’라고 표기하고 있는데 이 섬은 중국(본토)에서 ‘댜오위유’라고 불리고 대만에서 ‘댜오위다오’라고 불린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둘째, 기사 배열에 있어서 내용이 비슷한 기사는 서로 모으고 성격이 다른 기사는 분리해야 하는 진정한 ‘편집’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즉, 3면부터 15면까지(12면 제외) ‘FOCUS’라는 이름 아래 관련 분석기사·기고·대담 등이 게재되었는데 주제가 비슷한 것끼리 모아지지 않고 혼합되어 마치 정돈되지 못한 서랍장을 보는 느낌이다.

셋째, FOCUS라는 타이틀의 지면 대부분이 중앙SUNDAY 기자가 아닌 외부인사의 기고나 대담 등으로 채워졌다는 점이다. 일본 안보법제 기사도 2면의 사설을 빼놓고는 외부인사 기고와 인터뷰로 구성돼 다양한 시각의 분석이 결여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또한 ‘9·19 공동성명 10주년’도 대담으로만 채워져 기사 구성이 단조롭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반면 6면의 유엔이 정한 ‘지속가능 발전목표(SDGs)’에 대한 해설은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국제동향을 설명해주는 유익한 기사였다. 이러한 종류의 해설기사가 많을 때 독자들은 일요일 반나절을 기꺼이 중앙SUNDAY와 함께할 것이다.

#쓰시마 #대한해협 #안보법제 #SDGs

이서항
한국해양전략연구소장.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미국 켄트 주립대 정치학 박사. 외교안보연구원(현 국립외교원) 교수·연구실장으로 국제 해양문제를 연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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