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추억] ‘메이저리그의 전설’ 요기 베라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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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 베라

메이저리그의 전설 요기 베라가 23일(한국시간) 세상을 떠났다. 90세. 요기 베라 박물관은 23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그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와 미국 언론도 베라의 사망을 톱 뉴스로 보도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스포츠맨십 상징

 1925년 이탈리아 이민자 2세로 태어난 베라는 중학교를 중퇴하고 허드렛일로 돈을 벌었다. 일과 후 야구를 즐겼던 그는 43년 뉴욕 양키스와 계약했다. 포수로는 키(1m72㎝)가 작아 스포트라이트를 받진 못했다. 그러나 베라는 마이너리그 더블헤더 경기에서 23타점을 올린 적이 있을 만큼 뛰어난 타격을 자랑했다. 제2차 세계대전 참전했던 베라는 46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베라는 49년부터 53년까지 양키스의 5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뛰어난 선구안과 부드러운 타격폼으로 매년 20개 이상의 홈런과 3할 안팎의 타율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장 비거리 홈런(172m) 기록을 갖고 있는 미키 멘틀(1931~95)과 함께 양키스 타선의 핵으로 활약했다. 세 차례나 리그 MVP(51·54·55년)에 뽑혔던 베라는 63년을 양키스를 떠나 65년 뉴욕 메츠에서 은퇴했다. 그는 통산 358홈런, 1430타점의 기록으로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됐다. 양키스는 그의 등번호 8번을 영구결번으로 남겨뒀다. 뉴욕 양키스 감독에 이어 메츠의 감독도 맡았던 그는 1973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 라는 유명한 야구 격언을 남겼다. 그 해 7월까지 시카고 컵스에 9.5경기 차로 뒤져 있던 메츠는 막판 역전으로 리그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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