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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고에서 로션·파스로 진화 … 연 매출 100억 넘긴 안티푸라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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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푸라민은 유한양행이 매출 1조를 넘어 세계적 경쟁력을 준비하는 대표 제약기업으로 발전해온 역사를 함께했다. 현재 안티푸라민 연고는 플라스틱 용기에 트위스트캡 포장으로 시판 중이다.[사진 유한양행]

유한양행 #1933년 자체 개발 소염진통제 #82년간 '국민 상비약'으로 자리

산수(傘壽, 80세)를 넘어선 의약품이 있다. 유한양행 자체 개발 의약품 1호 ‘안티푸라민’이다. 안티푸라민이 올해로 출시 82년을 맞았다.

 안티푸라민의 역사는 193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한양행 창립자인 고 유일한 박사가 의사 출신의 중국인 부인 호미리 여사의 도움을 얻어 첫 자체 개발 의약품으로 안티푸라민을 선보였다. 1926년 유한양행이 설립될 당시 대부분의 약품은 수입·판매했다.

 안티푸라민이라는 브랜드 이름은 ‘반대’라는 뜻의 안티(anti)와 ‘불태우다, 염증을 일으키다’는 뜻의 인플레임(inflame)을 합쳐 발음하기 좋게 바꾼 것이다. 제품의 특성을 그대로 설명한 ‘항염증제’ ‘진통소염제’라는 이름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창업자 유일한 박사가 만병통치약처럼 여겨지는 걸 경계해 명확한 제품명을 만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면서 “1930년 대 신문 광고에 ‘사용 전 의사와 상의하라’ 등의 문구를 넣은 것도 그 같은 경계의 뜻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 비타민 영양제로 잘 알려진 유한양행의 삐콤씨(1963년 삐콤정 출시)가 비타민B군과 비타민C 복합제(VitaminB Complex VitaminC)임을 나타내는 이름으로 과장된 효능을 경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안티푸라민의 주성분은 멘톨·캄파·살리실산메칠로 등으로 소염진통·혈관확장·가려움증 개선작용 등을 한다. 다량의 바세린 성분도 함유돼 있어 보습효과를 갖는다.

 안티푸리민은 녹색 철제 캔에 간호사가 그려진 디자인을 갖고 있다. 1961년 케이스 디자인을 변경하면서 간호사의 모습을 안티푸라민 케이스에 그려 넣어 가정상비약으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했다.

 안티푸라민은 유한양행이 매출 1조를 넘어 세계적 경쟁력을 준비하는 대표 제약기업으로 발전해온 역사와 함께했다. 소비자의 편의성과 시대적 요구에 따라 변신을 거듭해 온 것. 현재 안티푸라민 연고는 사용과 보관의 편리성을 위해 플라스틱 용기에 트위스트캡(돌려서 여는 뚜껑)의 형태를 갖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 1999년 로션 타입의 안티푸라민S로션을 출시했다. 100㎖ 용기에는 지압봉을 부착해 환부에 약물을 펴 바르면서 마사지도 할 수 있게 차별화했다. 2010년대에 들어서는 안티푸라민의 파프 제품 5종(안티푸라민파프, 안티푸라민조인트, 안티푸라민허브향, 안티푸라민 쿨, 안티푸라민한방 카타플라스마)과 스프레이 타입의 안티푸라민 쿨 에어파스를 선보이며 ‘안티푸라민 패밀리’를 구성했다.

 안티푸라민 패밀리는 80주년 장수 브랜드임에도 가파른 매출 상승 곡선을 그리며 또 다른 비상을 시작하고 있다. 20~30억 대에 머무르던 매출은 2011년 50억을 넘어 2014년 100억을 돌파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연매출 100억을 넘어서면 이른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라 분류되는 제약업계에서 노익장을 제대로 보이고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유한양행은 고객과 시장 니즈를 반영한 신제품 2종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 동전 모양의 안티푸라민 코인플라스타 ▶굴곡 부위에 감아 쓰기 쉽고 필요에 따라 잘라 쓸 수 있어 경제성까지 높인 안티푸라민 롤파스다. 배은나 객원기자

bae.eun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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