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 장관 귀국길 급사 … “한국서 치료 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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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세베니 대통령(왼쪽)과 냐카이리마 장관.

한국을 방문했던 우간다 내무장관이 귀국길 비행기에서 급사했다. 이를 놓고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이 “한국의 병원이 치료를 거부해 사망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아론다 냐카이리마(56) 우간다 내무장관은 한국국제교류재단(KF) 초청으로 지난 8~11일 한국을 찾았다. 냐카이리마 장관은 체류기간 중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과 만나 우간다에 한국식 주민등록을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방한 일정을 마친 그는 11일 경유지인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우간다 대통령도 의혹 제기 가세
국제교류재단 “본인이 병원행 거절”

당초엔 두바이에 12일까지 머무를 예정이었지만 다음 일정을 이유로 하루 앞당겨 밤 비행기를 탔다고 한다. 냐카이리마 장관은 12일 새벽 비행기 안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우간다 의료팀의 부검 결과 사인은 급성 심부전증으로 확인됐다.

냐카이리마 장관의 급사에 우간다 현지 언론 등은 한국 체류기간 중 병원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등의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우간다 대통령까지 의혹 제기에 가세했다. 현지 언론인 우고뉴스 등에 따르면 무세베니 대통령은 18일 냐카이리마 장관의 장례식에서 “냐카이리마 장관이 어지럼증과 복통 때문에 한국 병원에 갔지만 병원에서 의료보험이 없다는 이유로 치료를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1986년 쿠데타로 집권한 후 29년째 장기집권하고 있다.

 하지만 초청자인 KF는 냐카이리마 장관이 병원 치료를 요구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KF 관계자는 “우간다 내무장관이 일정 도중 복통을 호소해 편의점에서 파는 위장약을 사다 줬다. 장관에게 ‘병원에 가겠느냐’고 물어봤는데 ‘괜찮다’고 답했다”며 “장관이 병원 치료를 요구했는데 한국 병원이 치료를 거부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냐카이리마 장관 등 방한한 일행 전원은 여행자보험에 가입돼 있어 의료보험 문제는 없었다”며 “치료를 요청했다면 거절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교부 관계자는 “상세 사항을 파악하고 있다”며 “국내 체류 시 병원 치료를 희망했으나 의료보험이 없어 의료 대응을 받지 못했다는 주장은 일단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오진주 대학생 인턴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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