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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도 대표, 김영희 대기자 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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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도 중앙일보·JTBC 대표이사는 ‘뉴미디어 시대의 개척자(A New Way Out)’을 주제로 진행된 중앙 50년 미디어 컨퍼런스의 네 번째 세션 마지막 연사로 등장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중앙미디어네트워크가 올해 50주년을 맞아 많은 변화를 꾀하고 있다”면서 혁신보고서 내용을 살짝 공개했다. 혁신보고서에 담길 원칙은 크게 ▶뉴스는 끊임없는 흐름(flow)이다▶뉴스도 패션처럼 TPO(TimeㆍPlaceㆍOccasion)에 맞춰 전달해야 한다▶확인되지 않은 사실도 가치 있는 정보다 이렇게 세 가지다.

첫 번째 원칙에 대해 홍 대표는 “기존 언론사는 자신들이 설정한 기준에 맞춰 마감을 하다 보니 뒷북만 치게 된다”며 “언론사는 신문뿐 아니라 신문ㆍ모바일ㆍ인터넷ㆍ텔레비전 전 매체를 아울러 끊임없이 뉴스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홍 대표는 두 번째 원칙은 뉴스 소비자 전 세대를 맞춤형 전략으로 아우르겠다는 의미라고 소개하며 “큰 변혁을 시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 원칙에 대해 홍 대표는 “기존 언론 윤리에 비춰보면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일 수 있지만 생존을 위해 자세가 바뀌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또 뉴욕타임스(NYT)의 혁신보고서(Innovation Report)를 언급하며 “저도 읽었지만 우린 왜 남이 쓴 것만 읽고 따라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우리가 이젠 우리 것을 만들어야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한 언론사를 만들고 싶다”며 “이게 저희의 향후 50년 목표이자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이날 근본적 질문을 화두로 던졌다. “기자란 누구인가”란 질문이다. 홍 대표는 “언론인들은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있을 수 있도록 일하는 존재”라고 정의하며 “신속하게 정확한 정보를 전하고, 더 밝은 내일로 갈 수 있는 길을 고민하며 새로운 가치를 생산할 수 있다면 언론사에게도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기존의 마감시간에 맞추어 뉴스의 흐름을 무시하면 미래가 없다는 점도 경고했다. 홍 대표는 “신문은 말 그대로 ‘새로운 신(新) 들을 문(聞)’, 즉 새로운 것을 들려주는 것”이라며 여기에서 핵심가치를 찾아 나침반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가까운 모범 사례로 일본의 닌텐도를 들었다. 닌텐도는 1989년 일본에서 화투 생산업체로 시작했으나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전달하자”는 핵심가치에 맞추어 혁신을 해나간 결과 오늘날의 정보기술(IT) 선도기업으로 거듭났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신문을 매일 찍어서 배달하는 게 목적이라면 신문의 미래는 없다”며 “대신 새로운 소식을 언제든지 들려줄 수 있는 회사가 되겠다고 한다면, 100년 후에도 영향력을 갖고 사회를 이끌어가는 일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마지막에 홍 대표는 깜짝 게스트를 무대로 초청했다. 중앙일보 창간부터 지금까지 50년간 일선에서 현역으로 활약해온 김영희 국제문제 대기자다. 김 대기자는 단상에 올라 “저도 오늘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공부를 많이 했다”며 폴란드의 전설적 언론인 아담 미치니크의 말을 인용했다. “Journalism without mission is cyncism(사명감 없는 언론은 냉소주의일 뿐이다). Journalism without business is bankruptcy(사업성이 없는 언론은 파산할 뿐이다).” 김 대기자는 이어 “오늘의 유익한 강연이 이 두 문장과 합치된다고 생각한다”며 “좋은 콘텐트를 만들어내면 어떤 매체이건 사람들에게 널리 전달될 것이다는 확신을 오늘 얻었다. 따라서 신문엔 미래가 있다고 믿는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홍 대표는 "이번 미디어 컨퍼런스의 주제는 'Know Way Out' 즉 '나가야 할 곳을 안다'이지만 사실 우리는 이 세 단어를 읽으며 'No Way Out'(출구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라며 "오늘 여러 연사의 강연이 우리의 출구를 제시해주는 계기가 됐을 거라고 희망한다"고 컨퍼런스를 마무리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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