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빛과 화합물로 만든 '활성산소'가 알츠하이머 완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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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청색 LED와 포르피린 유도체를 이용해 알츠하이머 원인 물질을 완화하는 모식도.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활성 산소가 알츠하이머 원인 물질 응집을 방해한다.]

빛과 유기화합물을 이용해 알츠하이머 원인 물질을 완화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KAIST 박찬범 교수(신소재공학과)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유권 박사 연구팀은 빛과 유기분자인 포르피린을 이용해 알츠하이머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beta-amyloid) 응집 과정을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알츠하이머는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이다. 환자의 뇌에서 만들어지는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응집되면서 증상이 시작된다.

연구팀은 유기 화합물인 포르피린 유도체와 청색 LED 광을 이용해 베타-아밀로이드 응집을 억제했다. 포르피린 유도체는 빛을 흡수한 다음 활성 산소를 만드는데, 이 산소가 베타-아밀로이드의 응집을 방해하는 원리다. 알츠하이머 원인 물질의 활동을 방해해 치매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연구팀은 초파리 모델에 적용해 알츠하이머 증상 완화를 확인했다. 빛을 이용한 치료법은 기존 약물 치료와 비교해 적은 양의 약물로도 높은 치료효과를 볼 수 있고 부작용도 적다.

이번 연구는 이달 21일 발간된 독일 학술지 '앙케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의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박찬범 교수는 "빛과 유기화합물을 이용해 베타-아밀로이드 응집과 독성을 막는 것을 초파리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며 "알츠하이머 마우스 등 척추동물을 대상으로 알츠하이머 치료 가능성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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