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아들 병역 공방 고성 오가 … 여당 “의혹 해명해야지 고소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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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17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아들의 병역 논란에 대해 “(2012년 2월) 세브란스병원에서 공개 신검을 한 끝에 모두 문제없다고 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대권후보로 거론되는데 자제분 병역 문제와 관련해 (언론과 시민들이) 질문을 할 수 있다고 본다.”(정용기 새누리당 의원)

 “병무청, 검찰, 경찰 등 공적 기관이 수없이 문제가 없다고 확인해줬는데 또 이러는 건 이해가 안 된다.”(박원순 서울시장)

 17일 오후 서울시청 3층 대회의실. 큰 쟁점 없이 밋밋하게 진행되던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장에 일순 긴장감이 흘렀다. 박 시장 아들인 주신(30)씨의 병역 논란과 관련된 질의가 나오면서다.

 정용기 의원은 “시민들이 의아해하면 적극적으로 해명을 해야지 법적으로 (검찰에) 고소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이 주신씨의 병역 논란을 보도한 MBC 기자 등 6명을 지난 9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등 법률적 대응에 나선 것을 두고서였다. MBC는 지난 1일 “주신씨가 신체검사 당시 찍은 MRI가 다른 사람의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을 보도했다.

 이에 그때까지 미소를 지으며 줄곧 여유 있게 행동하던 박 시장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는 강한 어조로 “(2012년 2월) 세브란스병원에서 기자까지 참여해 공개 신체검사를 한 끝에 모두 문제없다고 결론이 난 사안”이라며 “(공개 신검을 주장했던) 강용석 전 국회의원 같은 사람도 문제가 없다는 점이 확인되자 의원직을 포기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 같은 설명에도 정용기 의원이 질의를 이어 가려 하자 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이 나서 “끝난 사안을 끄집어내 흠집 내려 한다”며 정 의원을 타박했다.

 그러자 새누리당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했고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 양측 간에 고성이 오갔다. 험악해진 분위기는 박 시장이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지 알기나 하느냐”고 호소하면서 일단락됐다. 박 시장은 “(병역 논란의 근저에) ‘박원순 죽이기’라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얘기를 많은 사람이 한다”고도 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메르스 사태 당시 박 시장이 심야에 가진 긴급 기자회견도 도마에 올랐다. 강기윤 새누리당 의원은 “메르스 사태 때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대응해 확산을 방지한 부분도 있지만 국민안전처에 보고도 없이 심야에 기자회견을 한 건 엄청난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임수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당시 기자회견은 정부가 메르스 사태에 중구난방으로 대처해 스스로 혼란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받아쳤다.

글=박민제·김나한 기자 letmein@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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