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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33% 물건 팔아 이자도 못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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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올 1분기에 제조업체 네 곳 중 하나는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세 곳 중 하나는 영업활동에서 번 돈으로 은행 이자도 제대로 못내는 것으로 집계됐다. 저금리로 이자부담은 줄었지만 경기가 급속히 나빠지고 원자재 가격과 환율 상승으로 비용이 늘어난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16일 1천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1분기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경상이익에서 적자를 낸 업체의 비율이 27.7%로 전년 동기(21%)보다 6.7%포인트나 높아졌다.

매출액에서 경상이익이 차지하는 비율(매출액 경상이익률)은 평균 5.8%로 1년 전(8.2%)보다 2.4%포인트 줄었다. 제조업체들이 1천원어치를 팔면 58원을 남기는 데 그쳤다는 얘기다. 특히 제조업체의 15%는 1백원어치의 물건을 팔면 10원 이상을 손해본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비용이 영업이익보다 많은(이자보상비율 1백% 미만) 업체의 비율은 33.3%로 지난해 같은 기간(27.3%)에 비해 6%포인트 증가했다. 이들 기업은 구조조정을 서둘러 수익성을 개선하거나 경기가 좋아져 영업이 호전되지 않으면 부도 위험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대부분 은행은 이자보상비율이 1백%를 밑도는 업체에 대해 아예 대출을 하지 않거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제한적으로 돈을 빌려주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물가가 오른 영향 등으로 제조업체의 매출액은 8.3% 늘었으나 원자재 가격과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비용도 늘어나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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