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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팩스로…어안 벙벙" "진정성 부족" 외통위 윤병세 장관 질타 왜?

중앙일보

입력

“호주와의 2+2 전략대화가 중요한 걸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문제는 진정성이 부족하단 거에요.”
10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외통위 소속 의원들이 윤병세 외교부 장관에게 쓴소리를 쏟아냈다. 윤 장관이 호주 출장을 위해 이날 오후 5시쯤부터 국감장을 비워야 하는 것을 두고서다.

나경원 외통위원장이 피감기관 업무 현황 보고 직후 질타의 포문을 열었다. 나 위원장은 “외교부가 장관의 이석 허가 요청을 하면서 통상의 예에 따른 적절한 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8월20일 국감 일정을 합의할 때는 물론이고 이후에도 위원장은 물론 여야 간사실에도 어떤 언급도 없었다. 그러다 30일에야, 그것도 외통위 행정실에 비공식적으로 이석 가능성을 전해왔다. 9월4일 문자로 장관이 협조를 원한다는 의사를 표했고, 어제 외교부 차관이 위원장실을 방문했다”면서다. 나 위원장은 “장관 출장 일정이 국감시기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상황에서 충분히 고려해서 결정한 것인지 상당한 의문이 된다”고도 했다.

새누리당 강창희 의원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강 의원은 “지금 외통위에 내각에 있던 사람이 9명이다. 장관이 설명하는 업무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진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이건 국정감사다. 장관이 직접 위원장에게 설명해 양해를 받아야 하는 사안이고, 우리 때는 다 그렇게 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고, 이번에는 장관이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외통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심재권 의원도 “증인의 이석 요구는 여야 간사가 1차적으로 협의를 해야 하는 사안인데, 제가 외교부로부터 받은 연락은 그제 오후에 받은 팩스 한 장이 전부였다. 이걸 받아보고 어안이 벙벙했다. 어떻게 그렇게 무례한 이석 요구를 할 수가 있느냐”고 했다. “사안의 중요성은 충분히 이석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중요한 사안은 국회와 일정 조정이나 사전에 충분한 양해를 구하는 일이 먼저 됐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윤 장관은 “호주측에서 9월로 제안을 했고, 국방장관과 제가 일정을 맞춘 결과 그 제안에 동의했다. 기조실장, 국장, 담당과장 등이 여러 차례 말씀드린 걸로 아는데, 저도 찾아뵙고 말씀드렸어야 하는데 좀 늦게 말씀드려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이번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 등 현안 때문에 일찍이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못한 것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통위는 오후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 윤 장관의 이석을 허락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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