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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자도 낚싯배 전복] 형제가 함께 … 동생 숨지고 형은 실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아이고, 아이고, 나는 어떻게 살라고….”

 6일 낚시 어선 돌고래호 전복 사고로 숨진 사망자 시신들이 안치된 전남 해남군의 병원 세 곳에서는 남편과 아버지 등의 죽음을 확인한 가족들의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사망자 시신은 이날 오전 해경 헬기에 실려 해남군 우슬체육관으로 이송된 뒤 미리 대기하고 있던 구급차에 실려 해남종합병원과 우리병원·우석병원 등 세 곳으로 옮겨졌다. 이날 오후 해남종합병원으로 처음 이송된 사망자 이모(48)씨 가족들은 해경의 안내에 따라 참관실로 들어가 시신을 확인한 뒤 오열했다. 이어 사망자 시신이 속속 도착하면서 병원은 울음바다가 됐다. 돌고래호 선장 김철수(46)씨 가족들은 해남종합병원을 찾았다가 우리병원으로 발걸음을 옮기기도 했다.

 유가족들은 장례식장 3층에 마련된 임시 대기공간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오열을 멈추지 못했다. 일부 유가족은 실신하기도 했다.

 사망자와 실종자 중에는 우애가 돈독한 형제들도 포함돼 있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친형제인 심모(39)씨와 또 다른 심모(42)씨는 부산지역 낚시 모임인 ‘바다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과 함께 추자도를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동생은 숨진 채 발견됐으며 형은 아직 실종 상태다. 회원 조모(48)씨는 “ 형제가 취미활동을 함께하는 게 보기 좋았다”며 “같이 낚시하러 다니고 조언도 아끼지 않을 만큼 각별했던 사이였다”고 전했다.

 실종자 명단에 포함된 김모(44)씨와 또 다른 김모(48)씨도 형제 사이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에 거주하는 형 김씨가 고향인 해남에 내려와 동생과 함께 낚시하러 나섰다가 실종된 것으로 해남군은 파악하고 있다.

해남=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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