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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미술문화재단제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삼성미술문화재단이 제정한 도의문화저작상 제14회 (84년도) 수상자가 결정되었다.
이번 저작상 모집에는 소설부문에 32편, 희곡부문에 29편이응모하였다.
이들 응모작품을 예심과 본심으로 나누어 엄정한·심사를 거친결과 소설부문에는 이수광작 『저 문밖에 어둠이』가 당선됐고 희곡부문에는 창령공고 교사로 재직중인 최현묵씨의 『메야 마이다』가 당선작, 박환용씨의『바람이여 넋이여』가 가작으로 선정됐다.

<죽음에 대한 탐구…"4·19세대 얘기 쓰고싶다"|소설당선 이수광>
원고지 5백70장분량의 중편소설 『저 문밖에 어둠이』 로 당선한 이수광씨는 83년 신춘「중앙문예」에 당선한 신인작가다.
이씨는 그후 『어떤 얼굴』『불가사리』『버섯구름』 등의작품을 발표하면서 작가로서의 위치를 굳혀왔고 이번당선으로 역량을 인정받게됐다.
작품 『저 문밖에 어둠이』는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작가적 탐구가 그 주제를 이루고 있다.
할아버지가 망나니였다는 것 때문에 살이 끼었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게 된 일가족의어두운 면을 부각시키면서 그러한 가족을 지켜보는 정신과 의사가 삶과 죽음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추적해 보러고 하는 구도적 추리소설의 형태를 보이고 있다.
속도있는 문장과 경제적인 이야기처리, 성숙한 감성을 보였다고 평가되었다.
이씨는 카피트·커튼등을 만드는 공장의 현장근로자로 일하고 있다.
그의 이같은 현장경험이 앞으로 작품으로 구·성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앞으로 4·19세대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을 써내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공부를 열심히 해나갈 생각입니다』

<조선조 어촌 무대 "민중은 끊임없이 살아 이어져" |희곡당선 최현묵>
최현묵씨 (27) 의 희곡 『메야 마이다』 는 18세기말 조선시대의 어촌을 무대로 서민들의 끈질긴 생활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한 어촌마을의 터줏대감과 객지에서 흘러들어온 젊은이와 전통을 지키려는 제주등이 나흘동안 벌이는 일련의사건을 통해 전체적인 미중의 삶은 그 신분이나 경제력에 관계없이 끊임없이 이어진다는 것을 그렸습니다.』
전4막으로 이루어진 이작품의 제목 『메야 마이다』 는 예부터 강원도 어촌마을에서 고기그물을 거두며 부르는 노래의 후렴귀를 빌은 것.
작품에서도 군데군데 이노래를 본뜬 가사로 노래를 부름으로써 흥을 돋우고있다.
최씨는 영남대재학시절 영남대와 계명대에서 두번의 대학문화상을 받은 신인작가.
원래 소설을 쓰다가 대학3학년때 마당극을 주로 하는「문연극회」 를 창립, 이끌면서 본격적인 희곡창작에 열을 쏟았다.
『앞으로도 서민들의 애환을 그리는 작품을 많이 쓰고, 지방에서 마당극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읍니다.』
최씨는 현재 경남 창령공고 영어교사로 있으면서 대구의 대구극작워크숍및 극단「처용」에서 활동하고 있다.

<"평범한 인간으로서의 전봉준 부각시키려 노력"|희곡 가작 박환용>
희곡 『바람이여 넋이여』 로 희곡부문 가작에 입선한 박환용씨는 지난해 『너덜강 돌무덤』으로 우수작을 수상한 저력있는 작가다.
이작품은 전4막2장으로 큰무대를 생각하고 쓴 것으로 전봉준의 생애와 동학농민운동을 다루고있다.
『역사적 사실에 충실하면서 전봉준의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켜보려 했읍니다.』
박씨는 가장 고심한 것은 그때 당시의 열기와 땀을 어떻게 나타내느냐하는 것이었다면서 사건보다도 장면을 통해 그 열기·체취를 드러내기위해 애썼다고 말했다.
동학농민운동의 좌절은 새로운 세계를 이루어 보려는사람들의 염원이 꺾인것이었던만큼 그들의 소망을 절실하게 형상화시기는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고 말한다.
전봉준을 영웅으로 부각시키기보다는 무거운 짐을지고 고뇌하는 범용한 인간으로 가식없이 묘사하려 한 것이 이작품의 특징으로 지적되었다.
지금까지 전봉준에대한 많은영웅적인 관찰과는 대조되는것이다.
희곡작가로서익 집념과 성실함이 높이 평가되고있다.
박씨는 군산·이리지방을 중심으로한 연극동인「원형무대」에서 활동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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