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지휘관들 전선 급파 … 방사포 갱도 밖 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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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은 21일자 2면에 김 위원장의 “완전무장” 지시를 전했다.

북한이 선언한 ‘48시간 최후통첩’ 시한인 22일 오후 5시를 앞두고 전방 지역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은 21일 오후 5시를 기점으로 북한군에 완전무장을 명령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조선 인민군 전선대연합부대들은 군사적 행동 준비를 완료했다”며 “최후의 공격명령을 기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날 오전 홍용표 통일부 장관 명의로 판문점 남북연락사무소를 통해 보내려고 한 전통문의 접수도 거부했다. 정부 관계자는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로 전시 상태에 돌입한 만큼 대화는 필요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이제 남은 건 북한이 22일 오후 5시 이후 언제, 어떻게 ‘군사적 행동’을 할지다.

박근혜 대통령은 경기도 용인 제3야전군 사령부를 방문해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선조치 후보고하라”고 지시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이 후방에 있던 화력을 전방으로 이동 배치하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 교수는 “북한은 도발을 한다고 예고하면 어떤 형태와 규모로든 실천한다”며 “이번엔 김 위원장이 직접 지시한 만큼 모종의 행동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이 예상하는 시나리오는 ▶남측 확성기 포격 등 군사분계선(MDL) 일대 국지도발 ▶서해 북방한계선(NLL) 국지도발 등이다. 백승주 국방부 차관은 21일 국회 답변에서 “북한이 11개 지역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에 대해 공격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발사 원점을 남측에서 파악하기 어렵도록 북한군이 이동식 대전차 미사일 RPG-7을 동원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폭풍군단’으로 불리는 11군단과 총참모부 작전국, 정찰총국 저격여단 소속 특수전 요원들이 RPG-7을 발사하고 도주하면 즉각 대응하기가 어렵다.

 군 당국은 북한이 남측의 대응을 진압하는 군사작전을 위한 지휘관들을 서·중·동부전선으로 급파했다는 주장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군 총참모부의 핵심 부서인 작전국에는 전선군단 담당(3처), 저격 및 경보(특수전) 담당처(5처)가 있다. 5처는 육·해·공 저격여단, 항공육전여단 등을 관할하고 있다. 특수부대 11군단 정예요원들이 파견될 가능성도 예상 가능하다. 11군단 예하 5만여 명과 정찰총국 예하 1만여 명 등 6만여 명의 경보병 요원들은 ‘인간 병기’로 불리며 특수작전을 전문으로 한다.

 그러나 북한 추가 도발이 전면전으로 확전하는 것은 북한이 그리는 시나리오가 아닐 것이란 주장도 있다. 정부 당국자는 “도발이 있을 것은 확실 하지만 전면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은 극히 낮다”며 “한·미 연합훈련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전면충돌 수준까지 가져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이번에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게 추가 핵 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하기 위한 명분 쌓기일 경우 원점이 모호한 공격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김근식(북한학) 경남대 교수는 “인명피해가 없는 NLL 지역을 고려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정영교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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