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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넘어라 … 삼성, 2%P 턱밑까지 추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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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삼성전자의 경기도 화성시 사업장 직원이 기판에 회로도를 새기는 포토공정 라인에서 제품을 검사하고 있다. 반도체는 300~500개 공정을 거쳐 완성된다. [사진 삼성전자]

1998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인텔과 삼성전자의 점유율(매출액 기준)은 16.9%대 3.4%. 격차는 13.5%포인트나 됐다. 그리고 17년이 흐른 올해 1분기, 두 회사 간 격차는 2.1%포인트로 확 줄었다. 인텔의 점유율이 13.3%로 떨어진 반면 삼성은 11.2%로 높아진 까닭이다.

 업계에선 삼성이 인텔을 앞지를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83년부터 대규모 투자를 시작했지만 그때만 해도 인텔은 도저히 넘을 수 없는 거인이었다. 우리가 기적을 이룬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모두가 안 된다고 할 때 회사의 명운을 걸고 반도체 사업에 도전했다. 또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로 반도체 수요가 감소했던 90년대 후반과 2008년에도 삼성은 오히려 과감한 시설투자와 연구개발로 경쟁력을 높였다.

 세계경영연구원(IGM)글로벌의 전한석 대표는 “고비 때마다 최고경영자의 과감한 결정과 추진력이 반도체 신화를 만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91년 신문 광고에 ‘새벽 3시의 커피타임’이란 카피가 나올 정도로 직원들의 열정도 대단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 삼성전자는 92년 이후 23년째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메모리 분야 세계 2위인 SK하이닉스까지 합치면 올 1분기 한국 업체의 메모리 시장 점유율은 56.9%에 이른다.

 향후 관건은 시스템반도체다. 종합반도체 세계 1위에 오르기 위해선 반도체 매출의 77%를 차지하는 시스템 분야를 잡아야 한다. 이 분야엔 인텔이 1위다. 아직 삼성의 시스템 분야 순위는 세계 5위(점유율 3.1%)에 그친다.

 중국의 도전도 거세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 국산화를 위해 향후 10년간 1조 위안(약 18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산업연구원의 주대영 연구위원은 “산업의 두뇌인 반도체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려면 시스템반도체에 보다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차상균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는 “반도체를 근간으로 의료와 결합한 정보기술(IT)이나 핀테크, 사물인터넷 등으로 먹거리를 넓혀 가야만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IT 업체가 짊어진 숙제다.

◆특별취재팀=김준술(팀장)·함종선·문병주·구희령·황의영·김기환·임지수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jso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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