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진 폭발로 현대차 고급 차종 4000대 불에 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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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톈진(天津)시 탕구(塘沽)항 폭발 사고 수습이 장기화 하면서 현지 외자기업들의 피해도 늘고 있다. 또 사고 현장에 유출된 독극물 시안화나트륨(청산가리) 700t의 처리에 대한 불안감도 계속되고 있다.

18일 신경보 등 중국 언론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는 17∼19일(현지시간) 사흘간 톈진과 시칭(西靑)의 생산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시칭 공장의 경우 사고 현장에서 70㎞ 떨어져 있어 피해를 보지 않았지만 탕구항 부근 공장에서 부품생산이 중단돼 가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도요타는 이번 3일간 가동정지로 5500대가량의 차량 생산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차는 이번 사고로 4000대의 고급 차종이 불에 타면서 16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봤다. 또 폴크스바겐은 2700대, 르노는 1500대의 차량이 불에 타거나 파손돼 각각 수 백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폭발사고 현장에서 5㎞ 떨어져 있던 일본 파나소닉도 현재 사무실을 폐쇄했고 홍콩의 물류기업인 싱가마스 컨테이너는 사고현장 근처에 있는 물류 창고 2곳의 가동을 중단했다. 이 밖에 미국 농기계 제조업체인 디어(Deere)사도 톈진 영업을 중단했고 에어버스도 부품조달에 차질이 생겨 정상 조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톈진시 해사국은 17일 현재 85척의 화물선의 항만 접안이 연기되거나 취소된 상태라고 밝혔다.

허수산(何樹山) 톈진시 부시장은 17일 "폭발현장 반경 3㎞ 이내 지역에서 시안화나트륨 처리를 마무리하고 중심 지역의 컨테이너 안에 있는 시안화나트륨 처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사고지점 반경 100m이내를 담을 쌓아 비가 오더라도 시안화나트륨이 새나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가 올 경우 시안화나트륨이 물과 만나 생성되는 시안화수소가 대기중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민들의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chkc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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