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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부산대 교수, 총장 직선제 폐지 반발하며 투신 자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7일 오후 3시쯤 부산시 금정구 장전동 부산대 본관 4층에서 이 대학 국어국문학과 고모(54) 교수가 “총장은 약속을 이행하라”는 말을 남기고 투신했다.

고 교수는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고 교수는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에서 “간선제로 총장 후보를 선출하면 교육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희생이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그 몫을 담당하겠다”고 했다.

부산대는 총장 선거 방식을 둘러싸고 김기섭 총장을 중심으로 한 대학본부와 대학 교수회 간에 갈등을 빚어왔다. 대학본부는 총장 직선제 폐지를 추진한 반면 교수회는 직선제 고수를 주장했다. 교수들은 지난 10일부터는 본관 앞에서 단식 농성을 벌여왔다.

대학과 교수회의 갈등은 2012년 시작됐다. 2011년 실시된 총장 선거에서 김 총장은 “직선제를 유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됐다. 하지만 이듬해 8월 김 총장은 학칙을 개정해 총장 직선제를 폐지했다. 같은 해 교육부도 총장 직선제 폐지를 포함한 국립대 선진화 방안을 내놨다. 총장 직선제 폐지를 대학 평가에 반영해 지원금을 차등 지급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교수회는 “총장 선출에 대한 교육부의 방침은 대학의 자유로운 의사 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이에 김 총장은 교수회와 직선제를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가 지난 6월 “차기 총장은 총장임용추천위원회를 통해 선출하겠다”고 밝히면서 갈등이 다시 증폭됐다. 김 총장의 임기는 내년 1월까지다.

부산=차상은 기자 chazz@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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