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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 아픔 닦는다, 컬링팀 ‘2018 골드 프로젝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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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국 컬링이 2018년 평창 올림픽 금메달 획득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지난 1월 스위스에서 열린 월드컬링투어에 참가한 경북체육회 여자 선수들. [사진 경북체육회]

월드국제컬링대회가 21일 경북 의성 컬링센터에서 개막한다. 컬링 세계대회가 국내에서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에선 지난해 12월 일본 가루이자와에 이어 두 번째다. 평창 겨울올림픽 금메달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6월 2018 평창 올림픽 4개 신규 종목 가운데 하나로 컬링혼성을 추가했다. 평창 올림픽에는 컬링 남자·여자에다 혼성 종목까지 모두 3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남녀부 컬링은 빙판 위에서 스톤(돌)을 던져 브룸(솔)으로 빙면을 닦아 하우스(동그란 표적) 중앙에 가깝게 붙이는 팀이 이기는 경기다. 팀당 4명씩 출전해 엔드당 스톤 8개씩을 던져 10엔드로 승부를 가린다.

 반면 컬링혼성은 남녀 1명씩 짝을 이뤄 출전한다. 8엔드 동안 엔드당 스톤 5개를 던진다. 스톤을 던진 선수가 직접 스윕을 하고, 두 선수가 함께 빙판을 닦을 수 있다. 컬링혼성은 컬링 선진국에서도 생소한 종목이어서 한국이 메달을 따낼 가능성도 있다.

 한국 컬링은 전통 효자종목인 빙상(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과 함께 평창 올림픽 메달 유망 종목으로 꼽힌다. 스키와 아이스하키, 루지 등은 짧은 기간에 전력 차이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 서구 선수들에 비해 신체 조건에서도 밀린다.

 그러나 ‘빙판 위의 체스’라 불리는 컬링은 머리 싸움이다. 그래서 컬링은 3년 안에 세계 정상권과 격차를 충분히 좁힐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여자컬링(세계랭킹 9위)은 금메달 또는 은메달을 노린다. 남자컬링(18위)과 컬링혼성은 메달권이 목표다.

 한국 여자컬링은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10팀 중 8위(3승6패)를 했다. 2012년과 2014년에는 세계선수권 4강에 올랐다. 세계 4강(캐나다·스코틀랜드·스위스·스웨덴)과 세 번 맞붙으면 한 번 정도는 이긴다. 지난해 주니어세계선수권 은메달을 따는 등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1일 개막하는 의성 컬링대회는 월드컬링투어(WCT) 가운데 하나다. 월드컬링투어는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나 남자프로테니스(ATP)처럼 전 세계를 돌면서 연간 130여 차례 열린다. 투어 대회에 참가해 점수를 확보해야 큰 상금이 걸린 메이저 대회 참가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이번 대회 남자부엔 2006년 토리노 올림픽 금메달팀 ‘팀 구슈(캐나다)’ 등 6팀이 참가한다. 여자부는 한국·일본·카자흐스탄 등 6개국이 출전한다.

 김경두 WCT 한국 책임자는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국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축구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같은 세계 수준의 컬링대회 유치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김민정 MBC 컬링 해설위원은 “연습만큼 실전도 중요하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겨루면 자신감과 작전 이해도가 커진다”고 말했다.

 대한컬링경기연맹도 평창 메달 작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부터 대표팀 전지훈련을 30일에서 60일 이상으로 늘렸다. 또 선진 전술을 습득하기 위해 컬링 강국 지도자 영입도 추진 중이다. 전력분석관을 도입했고, 세계 최고 수준의 아이스메이커(빙질 전문가)도 초빙했다.

 내년에는 경북 의성에서 아시아태평양컬링선수권대회가 열리고, 2017년에는 강릉에서 세계주니어컬링선수권대회가 개최된다. 2017년 의정부에 컬링 전용경기장이 건립된다. 평창 올림픽 금메달 프로젝트와 함께 한국 컬링의 꿈이 자라고 있다.

  의성=박린 기자 rpark7@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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