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12일밖에 안 된 신랑, 톈진 폭발사고로 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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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발생한 톈진(天津)폭발사고 중 희생자 중에는 가슴 아픈 사연이 적지 않다.

헤이룽장 출신의 소방대원 인옌룽(尹艶榮)도 그 중 하나다.
그의 나이는 올해 25세. 2008년 12월 소방부대에 입대한 그는 당초 출신지에 따라 헤이룽장으로 배속받아야 했지만 지방 정부의 안배가 있어 톈진에 가족들과 함께 오게 됐다.

올해 8월 2일 결혼한 그는 자상한 예비남편이었다. 신부를 위해 웨딩사진을 찍으면서 '우리의 사랑'이라고 앨범 이름을 붙였다. 사진 속의 그는 기쁜 미소를 짓고 있다. 그는 정부에서 나오는 결혼증명서를 고이 간직하고 있었다. 이제 막 신혼의 단꿈을 시작한 그는 결혼한지 12일만에 하늘나라로 가 버렸다.

그는 성실한 소방대원이기도 했다. 지난 7월 5일 인 대원이 남긴 글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한번, 또 한 번 명찰표가 바뀔 때마다, 하나 바뀌지 않는 게 있다. 내가 아직도 이렇게 노력하고 분투하고 있다는 것이다. 적어도 여기서 매일매일 즐겁게 지내고 있다는 건 확실하다"

한편 중국 최대항 중 하나인 톈진(天津)항에서 지난 12일 대형 폭발사고가 일어나 실종자를 포함해 60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특히 불길을 진압하러 들어간 소방관들이 다수 희생돼 안타까움을 더한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사진설명
1~2 : 톈진 사고로 숨진 소방대원 인옌룽
3 : 소방대 반장
4 : 결혼증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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