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서현정의 High-End Europe]</br>중세 유럽풍 섬나라 몰타와 사라 팰리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여행에도 유행이 있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새로운 곳을 찾길 원하기 때문이다. 3년 전 프랑스의 에즈(Eze), 2003년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Dubrovnik), 지난해에는 아이슬랜드가 전세계 여행객들의 새로운 관심을 모으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렇다면 올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곳은 어디일까?
그 중 대표적인 하나가 몰타(Republic of Malta)이다.

몰타는 이탈리아 시칠리아 남쪽으로 90km 떨어진 지중해의 섬나라이다. 몰타섬을 중심으로 고조(Gozo), 코미노(Comino) 등의 섬으로 이루어진 제도이다. 지리적인 위치 때문에 오랜 옛날부터 주변의 영향과 침입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처음 방문하면 이탈리아 같기도 그리스 같기도, 혹은 북아프리카 같기도 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실제로 음식, 건축 양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 문화의 흔적이 강하게 남아있음을 볼 수 있다.
 
여름에는 고온건조하고 겨울에는 온난습윤한 지중해성 기후, 믿을 수 없을 만큼 푸른 에메랄드 빛 바다, 석회석 지형의 영향으로 기암절벽이 이어지는 해변, 중세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도시 등이 사람들로 하여금 몰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이유들이다.


빨강, 노랑, 파랑 원색이 돋보이는 발레타 항.
ⓒ RELAIS & CHATEAUX - The Xara Palace, Malta

수도인 발레타(Valleta)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도시이다. 르네상스 시기에 만들어진 구 도심이 그대로 모습을 보존하고 있다. 빨강, 파랑, 노랑의 원색적인 테라스와 문이 핑크빛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도시에 생기를 더한다. 외세의 침입이 잦았던 역사적 특성상 이곳은 도시 전체를 요새화해야만 했던 곳이다. 높은 대리석 성벽과 구불구불 미로 같은 골목길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세계에서 가장 밀집된 역사지구의 하나로 대리석 성채에서 두브로브니크를, 구불구불한 골목길에서 스페인 안달루시아의 알바이신(Albaicin)을 떠올리게도 된다.


음디나가 자리잡은 구릉지대 전경.
ⓒ RELAIS & CHATEAUX - The Xara Palace, Malta

발레타 이전의 수도였다는 음디나(Mdina) 역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도시이다. 수도가 이전되며 사람들이 떠난 도시라는 뜻에서 ‘고요한 도시’라 불렸다고 한다. 발레타가 르네상스 시기에 만들어졌던 당시의 신도시라면 음디나는 말그대로 중세에 만들어진 구도시이다. ‘글라디에이터’ ‘다빈치 코드’ 등 인기있는 영화들이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건조한 석회석 지형인 몰타의 중심부, 황량하지만 그 황량함이 오히려 매력적인 드넓은 구릉 위 고원지대에 도시는 자리잡고 있다. 이 고원은 몰타에서 가장 높은 지대이기도 하다. 구불구불한 골목 속에는 그 사연만큼이나 다양한 공예품점, 레스토랑, 카페들이 자리잡고 있다.


단아한 사라 팰리스 스위트룸.
ⓒ RELAIS & CHATEAUX - The Xara Palace, Malta

사라 팰리스는 성요한 기사단이 몰타섬을 지배했던 17세기 십자군 전쟁 당시 시칠리아 귀족이 성곽 바로 안쪽에 지은 저택이다. 이 저택을 몰타를 사랑하는 현 소유주 가족이 최선을 다해 지금 같은 모습으로 수리하고 장식했다. 17개의 객실은 각기 다른 모습으로 꾸며져 있고 몰타를 대표하는 미술작품과 골동품들도 가득하다. 호텔은 음디나에서도 가장 좋은 위치에 있다.

음디나 아래로 펼쳐진 구릉지대를 바라보며 즐기는 정찬.
ⓒ RELAIS & CHATEAUX - The Xara Palace, Malta

구릉과 고원의 전경이 180도 파노라마 뷰로 펼쳐진다. 구릉을 넘어 저 멀리 해안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이 전경을 감상하며 몰타 최고의 레스토랑, 테라스 석에서 여유로운 식사를 만끽한다. 저녁식사를 마친 후에는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듯한 구시가지를 돌아보며 산책을 즐길 수도 있다. 이 특별한 공간과 여유로운 시간은 수많은 세계적 스타들이 이 호텔을 사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바쁘게 움직이는 여행은 그만, 느리게 걸으며 주변을 다시 한번 둘러보는, 그런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몰타를 추천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