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에너젠, 레드불 4배 카페인...녹내장 위험?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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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카페인 에너지 음료수가 녹내장 발생 위험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대한안과학회지 7월호에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고카페인 음료를 마실 경우 눈에서 안압을 유지시키는 방수(房水) 생산이 증가되면서 방수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해 시신경이 높은 안압에 눌려 혈액공급이 잘 되지 않아 녹내장 발생 위험이 높아졌습니다.

자세한 실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연구를 진행한 부산메리놀병원 안과 이창규 박사팀은 눈 건강에 이상이 없는 2ㆍ30대 40명을 대상으로 2013년 8월부터 3달간 에너지 음료와 안압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이 박사팀은 연구 참여자를 두 그룹으로 나눈 뒤 한 그룹은 무(無)카페인 비타민 음료를 마시게 하고, 다른 그룹은 카페인이 350mg 함유된 고 카페인 에너지 음료를 마시게 했습니다. 이어 대상자들의 안압을 음료 섭취 직전부터 24시간동안 측정했습니다. 세 달 뒤 음료를 맞바꿔 같은 연구를 한 번 더 실시하고 역시 안압 상승 여부를 살폈습니다. 그 결과 고 카페인 에너지 음료를 마시면 안압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연구에서 고 카페인 에너지 음료를 마신 사람들의 안압은 음료 섭취 후 12시간까지 높게 유지됐습니다. 고 카페인 에너지 음료를 섭취하기 전의 안압(단위 Hg)은 13.2였지만 음료 섭취 30분 후엔 14.5, 90분 후엔 14.9, 2시간 후엔 14.2, 12시간 후엔 14.3을 보이다가 24시간 뒤 13.4로 떨어졌습니다.

고 카페인 에너지 음료 섭취 후 2시간 동안은 무(無)카페인 비타민 음료를 섭취한 대상자보다 안압이 크게 높았고 높아진 안압은 24시간까지도 유지됐습니다. 에너지 음료를 마신 뒤 안압이 섭취 전 수준으로 되돌아오기까지 24시간 이상 걸린 셈입니다.

반면 비타민 음료를 마신 사람은 안압ㆍ혈압에서 모두 이렇다 할 변화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박사팀은 “이 결과는 카페인 섭취가 안압 상승에 영향을 준다는 이전의 연구들과 맥을 같이 한다”며 “안압이 높으면 녹내장에 걸릴 위험이 증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미 미국에선 이미 카페인과 녹내장 발생률의 관계를 밝힌 연구결과가 제시된 적이 있죠. 미국 보스턴의 브리검앤여성병원 연구팀은 12만여명(40세 이상)을 조사한 뒤 매일 3컵 이상의 커피를 마시면 녹내장 발병률이 높아진다고 안과학계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인 ‘안과시과학연구’(IOVS) 2012년10월호에 발표한 바 있습니다. 스웨덴ㆍ핀란드 등 스칸디나비아 반도 사람들이 녹내장 발병률이 높은 것도 이들이 세계에서 카페인 함량이 가장 높은 ‘진한’ 커피를 마시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는 것입니다.

이 박사팀은 또 에너지음료 섭취 후 수축기(최고)ㆍ이완기(최저) 혈압을 쟀습니다. 에너지 음료 섭취 후 수축기 혈압과 이완기 혈압은 각각 60분 후와 12시간 후 가장 높았으나 상승 정도는 미미했습니다. 카페인은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올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박사팀은 “최근 고 카페인 에너지 음료의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2ㆍ30대는 에너지음료 섭취 시 주의가 필요하다”며 “특히 녹내장이 우려된다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2년 국내에서 시판되는 에너지 음료들의 카페인 함량은 한 캔 또는 한 병당 30∼207mg 에 달합니다. 이는 커피믹스(69mg , 1봉 기준)ㆍ캔 커피(74mg )ㆍ커피전문점 커피(160∼300mg )에 비해 양이 결코 적지 않습니다. 특히 동아제약의 에너젠의 경우 1ml당 카페인 양이 1.79mg으로 레드불(0.25mg), 핫식스(0.25mg)보다 7.16배 더 높습니다

단, 동아제약 에너젠은 최근 용량을 50ml로 낮췄습니다. 그래서 한 캔 기준으로 비교 시 에너젠은 한 캔 당 50ml로 총 카페인 함량은 50mg, 레드불은 한 캔당 250ml로 62.5mg의 카페인 함유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1ml당 1mg으로 여전히 높은 편입니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 면역력이 떨어진 노약자 등은 특히 주의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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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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