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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있다 나타났니 ‘라인 파괴자’ 김승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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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만리장성’ 중국 축구를 무너뜨린 주역 김승대(24·포항). 그의 별명은 ‘라인 브레이커(line breaker)다.

 수비 뒷공간을 기가 막힌 타이밍으로 파고 든다는 뜻이다. 루이스 수아레스(28·바르셀로나)나 호세 카예혼(28·나폴리)처럼 교묘한 침투로 수비라인을 붕괴시킨다. 김승대는 2일 동아시안컵 중국과 1차전에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출전해 1골·1도움의 맹활약을 펼쳤다.

 김승대는 K리그에서 일찌감치 ‘최고의 2선 공격수’로 자리잡았다. 포항 스틸러스가 추구하는 ‘스틸타카(스페인 바르셀로나 패싱축구 티키타카에 빗대)’의 중심축이다. 김승대는 체격(키 1m75cm, 몸무게 64㎏)이 크지 않지만 패스·돌파 등 축구 센스가 남다르다. 2013년 포항에서 데뷔한 김승대는 지난해 10골·8도움을 기록하며 영플레이어상(신인왕)을 받았다. 올 시즌도 20경기에서 4골-3도움을 기록 중이다. 김승대는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28년 만에 한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하지만 A대표팀과는 궁합이 맞지 않았다. 지난해 10월과 12월 두 차례 대표팀에 발탁됐지만 유럽에서 활약하는 해외파 선수들에 밀려 그라운드를 밟지 못햇다.

 잉글랜드 토트넘에서 활약한 이영표(38)는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김승대는 ‘즐기는 자’다. 김승대의 에이전시 듀즈의 윤중호 실장은 “김승대는 언제나 축구를 즐긴다. 간이 크고, 어떤 상황을 맞아도 의연하다”고 전했다.

 김승대는 그라운드에서도 중앙과 측면을 종횡무진 오간다. 김승대는 “축구를 즐기면서 내가 원하는 플레이를 그라운드에 펼쳐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김승대는 중국전에서 인천 아시안게임 멤버인 이종호·이재성(23·전북)과 함께 공격 트리오로 활약했다. 김승대는 “우리는 추구하는 스타일이 비슷하다.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5일 일본과 동아시안컵 2차전에서도 김승대의 역할이 중요하다. 박찬하 JTBC 해설위원은 “일본이 (1-2 역전패를 당했던) 북한 전처럼 수비를 깊숙히 내린다면 활동 반경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1m96cm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27·울산)이 헤딩으로 공중볼을 떨궈주면 김승대가 라인을 깨고 돌아가는 공격 루트를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김승대가 구자철(26·마인츠)·이청용(27·크리스탈 팰리스) 등과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이번 에 확실한 눈도장을 찍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한=박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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