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일본계 배우가 뉴욕에 ‘위안부 소녀상’ 세우는 까닭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진=뮤지컬 컴포트우먼 홈페이지]

외국인이 만든 위안부 소녀상이 오는 31일 브로드웨이에서 제막식을 갖는다.

이번에 공개되는 위안부 소녀상은 일본계 미국인 배우 에드워드 이케구치가 컴퓨터 3D로 디자인한 후 폴리아미드 특수 재질로 만들었다. 특히 한국 창작 뮤지컬로는 최초로 오프브로드웨이(뉴욕 브로드웨이 외곽 지역의 소극장 거리로 예술성을 추구하는 실험극을 공연)에서 공연되는 위안부 뮤지컬 ‘컴포트 우먼’ 공연 당일 극장 앞에서 제막식을 갖는단 점에서 의미가 깊다.

위안부 소녀상은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 최초로 세워졌다. 이후 창원과 군산, 청주, 남해, 부산, 전주 등 국내 10여 곳에 추가로 소녀상이 세워졌고 2013년엔 미국 캘리포니아 글렌데일에, 2014년엔 미시간 사우스필드에 차례로 건립됐다. 현재 시카고에선 해외 위안부 소녀상 3호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이번에 브로드웨이에서 공개되는 소녀상은 지지대까지 포함해 6피트(182cm) 크기로 이동이 가능한 형태로 제작됐다.

최초로 위안부 소녀상을 만든 외국인 이케구치는 “평소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소재로 한 그림을 그리는 등 미술 작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며 “이번 기회에 조각상을 만들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미국에서 태어난 일본계 2세로 컬럼비아대 약학박사 출신이다. 뮤지컬 배우가 되기 위해 뉴욕필름아카데미와 보스턴 버클리 음대, 뉴욕시 보컬스튜디오에서 연기와 음악을 공부했다. 꾸준히 실력을 쌓던 중 지난해 ‘컴포트 우먼’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됐다.

이케구치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컴포트 우먼은 지난 3월 브로드웨이 디너쇼 극장에서 하이라이트 공연을 펼쳤고, 두 차례 모두 만석을 이뤘다. 이케구치의 소녀상은 31일부터 컴포트 우먼 공연이 끝날 때까지 맨해튼 세인트 클레멘츠 극장 앞 인도에 세워진다. 이후 다른 극장에서 옮겨 공연을 하게 될 경우엔 소녀상을 옮겨 해당 지역에 전시할 예정이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