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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상점서 포인트 쓰세요, 지역상권 살리기 나선 백화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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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신부동 가게를 찾은 김지연(왼쪽)씨가 김명자(45)씨에게 서비스 교육을 하고 있다. [사진 ㈜아라리오]

지난 22일 오전 충남 천안시 신부동의 한 화장품가게에 ㈜아라리오 직원 김지연(39)씨가 찾아왔다. ㈜아라리오는 신부동에서 신세계백화점·야우리시네마(영화관)·시외버스터미널 등을 운영하는 향토기업이다. 김씨는 화장품 가게 주인 김명자(45)씨에게 약 1시간 동안 서비스 교육을 했다. 고객을 대하는 표정이나 말투·태도 등을 알려줬다. 예를 들어 고객이 환불을 요구할 때 ‘안 되요, 몰라요, 없어요’ 같은 부정적인 말은 절대 쓰지 말라고 했다. 또 ‘이 상품이 저렴하십니다’처럼 사물을 높이는 과도한 존칭도 금물이라고 했다. 김씨는 “백화점 수준의 고객서비스를 골목상권에 전수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라리오가 지난달부터 골목상권 살리기에 나섰다. 대상은 백화점 주변 상점 420곳이다. 서비스 무료 교육부터 시작했다. 김문수 ㈜아라리오 대표는 “지역 상인들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 같은 방안을 마련했다”며 “골목상권과 함께 하는 게 향토기업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서비스교육은 김지연씨가 수시로 점포를 순회하며 하고 있다. 원하는 점포는 물론이고, 가끔씩 자영업주들을 백화점 강당에 모아 교육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점포 30여 곳이 서비스교육을 받았다.

 ㈜아라리오가 운영하는 백화점과 영화관에서 쌓은 포인트(사용금액의 1%)도 주변 상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고객들이 사용하지 않은 포인트는 8억원이 넘는다. 고객이 인근 상점에서 포인트로 결재하면 ㈜아라리오가 상인에게 해당 금액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또 상점에서 쌓은 포인트를 백화점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박동현 신부동 상인회장은 “향토기업 도움으로 매출이 5~10%늘어나는 등 상권이 살아날 조짐이 보인다”며 “㈜아라리오와 10월 흥타령축제 콘텐트도 함께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태우 기자 kang.tae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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