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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위 미국 꺾었소, 76위 자메이카의 반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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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자메이카 공격수 자일스 반스(왼쪽)는 골드컵 8강에 이어 4강전에서도 결승골을 터뜨렸다. 자메이카 국기를 흔들며 동료와 환호하는 반스. [애틀랜타 AP=뉴시스]

자메이카의 사상 첫 결승 진출과 파나마의 선전. 축구 변방으로 묻혀있던 북중미·카리브해의 작은 나라들이 골드컵에서 반란을 일으켰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6위 자메이카는 23일(한국시간) 미국 애틀랜타 조지아돔에서 열린 2015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 골드컵 대회 준결승전에서 미국(34위)을 2-1로 눌렀다. 1963년 이 대회 창립 후 처음 결승에 올랐다.

 경기 전만 해도 A매치 9경기 연속 무패(7승2무)를 달리고 있는 미국의 절대 우세가 예상됐다. 그러나 독일 스타 공격수 출신 위르겐 클린스만(51) 미국팀 감독은 “토너먼트에 오른 팀들은 누구든 강하다. 자메이카도 쉽게 볼 팀이 아니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자메이카는 대회 B조 조별리그에서 2승1무로 조 1위에 오른 뒤, 8강전에선 아이티를 1-0으로 꺾고 17년 만에 대회 4강에 올랐다. 지난달 칠레에서 열린 코파 아메리카에 초청팀으로 참가해 조별리그 3전 전패로 탈락했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자메이카는 전반에 미국의 기세를 일찌감치 꺾었다. 전반 31분 대런 매톡스(밴쿠버 화이트캡스)의 헤딩 선제골이 터졌고, 5분 뒤 자일스 반스(휴스턴 디나모)가 프리킥으로 추가골을 넣었다. 미국은 후반 3분 마이클 브래들리(토론토FC)가 만회골을 넣었지만 전세를 뒤집지 못했다. 독일 출신 빈프리트 셰퍼(65) 자메이카 감독은 “미국을 이긴 오늘 밤은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FIFA 랭킹 62위 파나마도 이번 대회에서 작은 반란을 일으켰다. 지난 대회에서 깜짝 준우승을 거뒀던 파나마는 아직 월드컵 본선에 한번도 나선 적 없는 축구 변방국이다. 파나마는 조별리그 A조에서 3무를 거둬 조 3위 와일드카드로 8강에 오른 뒤, 트리니다드토바고를 승부차기 끝에 따돌리고 세 대회 연속 4강에 올랐다. 23일 4강전에선 멕시코(40위)에 1-2로 졌지만 공격수 루이스 테하다(후안 아우리치)의 퇴장에도 연장 혈투를 펼쳤다.  

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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