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민연금 수익률 5.25% … 공공기금 1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정부나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기금의 운용수익률이 해마다 하락하고 있다. 초저금리 추세 속에서도 손실을 우려해 채권이나 예금처럼 안전성은 높지만 금리가 낮은 자산에 주로 투자하는 고금리시대 투자방식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공공기금 가운데 수익률 1위는 지난해 5.25%를 올린 국민연금이 차지했다.

21일 기획재정부는 ‘열린재정’ 사이트(www.openfiscaldata.go.kr)에 63개 정부기금 운용 현황을 공개했다. 전체 기금의 자산 운용 정보를 통합해 공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연금 다음은 특정물질사용합리화기금 4.71%, 신용보증기금 4.49%, 국제교류기금 4.42% 순이다. 수익률 꼴찌는 국민건강증진기금으로 0.12%에 그쳤다. 고종안 기재부 경제재정성과과장은 “주식·채권 같은 투자상품 비중을 늘린 기금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좋았다”고 말했다. 물론 기금마다 규모와 특성이 달라 단순히 일렬 비교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

 공공기금의 수익률은 국내외 경기에 따라 등락이 있긴 하지만 큰 흐름은 ‘하향’이다. 63개 기금의 평균 수익률은 2010년 4.32%, 2011년 2.57%, 2012년 3.91%, 2013년 2.60%였다. 지난해는 2.98%로 1년 전보다 0.38%포인트 상승했지만 3% 선은 못 넘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지난해 1.3%)을 간신히 웃도는 수준이다. 초저금리 기조 속에 예금이나 채권처럼 이자율이 낮은 안전 자산을 고집해선 기금 원금도 보전하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국민연금은 다른 기금에 비해 주식 같은 고수익·고위험 상품에 많이 투자할 수 있고 자산 규모도 커 수익률을 올리는 데 상대적으로 유리했다. 그렇다고 ‘공격 투자=높은 수익’ 공식이 다 통하는 것도 아니다.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이 가장 높은 기금은 사립학교교직원연금이다. 여유 자산 중 25.3%를 국내 주식에 투자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수익률은 2.63%로 전체 기금 평균(2.98%)에 못 미쳤다.

 김도형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국민연금기금은 지급해야 할 돈보다 쌓이는 돈이 많아 장기적으로 투자를 할 수 있어 다른 기금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 그러나 비슷한 성격의 캐나다·네덜란드·캘리포니아 연기금과 비교하면 수익률이 높은 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부분 기금이 채권 같은 안전자산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채권 수익률이 점점 낮아지는 상황에서 투자 다변화를 하지 않는다면 기금 수익률은 계속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