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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에 도자기·천연염색 체험장… 연 1만 명 다녀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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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청도 비슬 도예원에는 진행되는 24개 활동을 체험하기 위해 대구·부산·울산의 초·중·고등학교에서 연간 1만여 명의 체험객이 방문하고 있다.(위) 한지를 ‘제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재미와 예술이 더해지면서 가족 단위부터 단체 체험객까지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닥나무와 종이. [사진 비슬 도예원, 닥나무와 종이]

6차산업이 농가경제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 지역의 유·무형 문화자원을 통한 농산품 판로개척이 활발하다. 제품이 지닌 고유 특성을 담은 문화 콘텐트는 6차산업을 경험하는 소비자에게는 재미와 감동을 전달하고 사업자에게는 또 다른 성장의 길을 제시한다.

◆아이들과 함께 자연과 문화를 즐기는 곳, 청도 ‘비슬 도예원’=지역민들이 도시로 떠나고 문을 닫게 된 폐교가 최근 몇 년간 박물관·캠핑장 등으로 이용되면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다시 들리고 있다. 경북 청도군 각북면에 위치한 비슬 도예원도 대표적인 사례다. 한적한 시골마을에 자리한 비슬 도예원은 나무로 된 건물 외관과 아기자기한 팻말, 너른 잔디밭이 어우러져 절로 카메라를 손에 쥐게 한다.

비슬 도예원은 아내 이몽숙 대표와 남편 김병열 도예가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곳이다. 시작 초반에는 각자의 특기를 살려 도자기 만들기와 천연염색 체험만을 진행했다. 부부는 수익성이 적어 체험을 유지하기 어려워지자 농사기술 등의 다양한 교육을 받은 후 초보 농사꾼으로 거듭났다. 계절별 농작물 수확체험과 체험교실, 농가밥상을 제공하는 식당과 무인카페, 갤러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함께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됐다. 도자기 만들기와 발굴, 감잎차 만들기 등 계절에 맞춰 진행하는 서른살 감나무 교육농장이 초등학교 교과과정과 연계되면서 지난 2011년에는 농촌진흥청의 농촌교육농장으로 지정됐다. 감농사(1차 산업)를 기본으로 감말랭이·감식초를 가공품으로 생산(2차 산업)하고, 비슬 도예원 운영을 통해 6차산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이곳에서 진행되는 24개 활동을 체험하기 위해 청도 관내는 물론 대구·부산·울산의 초·중·고등학교에서 연간 1만여 명의 체험객이 방문하고 있다.

비슬 도예원은 아이들에게 색다른 체험을 제공하고, 어른들에게 농가의 여유로움을 선사한다. 이에 여름 방학과 휴가철엔 가족단위의 체험객에게 인기가 높다. 아름다운 외관에 이끌려 잠시 들렸다가는 사람들은 옛 정취가 묻어 있는 추억의 문구용품 등의 갤러리를 즐긴다. 발걸음을 떼기 아쉬운 사람들은 함께 운영되고 있는 펜션에서 밤새도록 자연을 즐길 수 있다.

◆천년의 세월을 머금은 한지에 재미와 예술을 더하다 ‘닥나무와 종이’=충북 청주시 문의면의 산길을 굽이굽이 따라 들어가면 우리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벌랏한지마을’에 다다른다. 오랜 시간 마을 사람들은 닥나무의 껍질을 벗기고 두들기며 새로운 생명을 부여해왔다. 1975년 창에 유리를 사용하는 아파트 숲이 울창해질 때쯤 이들은 잠시 한지 제작을 멈췄다. 2005년 다시 그 전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수요도 적고 손이 많이 가는 한지제작을 다시 이어가게 된 데에는 닥나무와 종이의 이정국 대표가 한 몫을 했다. 한국화를 전공한 이 대표는 닥나무를 수확해(1차 산업) 여러 공정을 거쳐 부드러운 한지를 만들고, 이는 한지공예(2차 산업)로 이어졌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지제작과 생활 공예품 교육을 진행한다. 한지 공예품은 자신의 호를 붙여 이름 지은 ‘마불 갤러리’에 전시하고 있다.

한지를 ‘제작’하는 데 그쳤던 오지마을에 재미와 예술이 더해지면서 가족 단위부터 단체 체험객까지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6차산업.com)에서 확인 할 수 있다.

배은나 객원기자 bae.eun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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