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공사화 추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국민연금공단에서 기금운용본부를 떼어 내 공사로 만드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21일 서울 여의도 한국화재보험협회 회의실에서 이같은 내용의 국민연금 개편안을 논의하는 ‘국민연금 관리·운용체계 개선방향 토론회’를 연다. 개편안은 복지부가 연구 용역을 의뢰해 만든 것이다. 따라서 사실상 정부안이라고 볼 수 있다.

 개편안의 핵심은 복지부 산하의 ‘기금운용공사’를 설립하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공사의 법인 성격은 정부의 출자금 없이 독립성을 강화한 ‘무자본 특수법인’ 형태를 유지한다. 또 연금 기금과 관련한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민간 위원장과 별도의 사무국을 둔 상설기구로 만든다.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현재는 비상설기구여서 기금 운용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하기 힘든 구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에는 복지부 차관이 주재하던 국민연금심의위원회를 복지부 장관 주재로 격상시킨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국민연금 기금은 지난 16일 500조원을 돌파해 일본 공적연금(GPIF)과 노르웨이 국부펀드(GPF)에 이어 세계 3대 연기금이 됐다. 복지부가 개편안 마련에 나선 것은 국민연금 기금의 막대한 규모에 비해 기금 운용 조직은 비전문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기금 운용이 가입자들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원종욱 보사연 미래전략실장은 “현재의 기금본부는 비전문가 조직으로 이뤄져 있어 외부 전문투자자에 수수료를 주고 일정 부분 운용을 위탁하고 있기도 하다. 규모에 맞게 금융전문조직으로 탈바꿈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기금본부가 당장 개편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일각에서는 기금운용본부를 기획재정부 아래에 두자는 의견도 내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개편안 확정까지 최소 1년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어떤 방향으로 개편되더라도 기금본부를 복지부가 통제한다는 원칙은 지켜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