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출석한 송재훈 원장 '사과'와 '변명' 사이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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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 출석한 삼성서울병원 송재훈 원장이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접촉자 선정, 방문객 관리 등의 사안에 대해선 보건당국과 책임을 다투는 모습도 보였다. 정부 역학조사 방해 의혹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병원이 미흡했다” 사과

송 원장은 지난 14일 국회 메르스 대책 특별위원회에 참석해 “병원이 많이 부족하고 미흡했다”며 “대규모 전파를 막지 못해 유명을 달리하신 감염자, 그리고 그 가족들을 포함한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불과 한 달 전 정두련 감염내과장이 국회에 출석해 “병원이 아니라 국가가 뚫린 것”이라고 말했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회의 중간에는 윤순봉 사장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숙여 사죄인사를 하기도 했다.

특히 슈퍼전파자였던 14번 환자에 대한 관리가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 “감염 의심환자가 응급실에 왔을 때 제때 파악하고 격리조치를 하지 못해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 우리 병원이 부족했다”고 시인했다.


“방문객 관리는 보건당국 책임” 반박

그러나 확진자 선정과 방문객 관리에 대해선 책임소재가 보건당국에 있다고 분명히 했다.

앞서 삼성서울병원은 14번 환자가 확진판정을 받은 후 접촉자 678명을 선정, 격리 혹은 능동감시 조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보호자와 응급실 방문객은 격리 및 능동감시 대상에서 제외돼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은 “병원이 접촉자를 소극적으로 파악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송 원장은 “방문객을 포함한 지역사회 감염관리는 보건당국의 역할”이라며 “병원은 보건당국의 밀접접촉자 선정기준인 ‘1시간·2m’를 기준으로 모든 환자를 관리했다”고 해명했다.

2차 확산의 또다른 문제로 지적된 의료진 감염에 대해선 면피성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송 원장은 “삼성서울병원에서 유달리 의료진 감염이 많았던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135번 환자가 메르스 전파를 잘 시키는 특성을 갖고 있었다”고 답했다.

또 “기본적으로 입원 환자 수가 많았다”며 “전국 입원환자의 20%가 넘는 44명이 진료를 받았고, 환자노출 빈도가 높아 감염위험성이 따라 올라갔다”고 말했다.

정부조사 방해 의혹은 ‘부정’

정부와 삼성서울병원의 유착으로 초기 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전혀 그렇지 않다”고 부정했다.

의혹의 핵심은 삼성서울병원 담당 역학조사관이 복지부에 제출한 응급실 내원환자 명단.

응급실 내원환자 678명의 명단이 적힌 이 문서의 상단엔 ‘삼성의료원에서 먼저 환자 및 보호자에게 전화하는 것 확인하고 연락할 것’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 문구를 문제 삼아 일부 의원들은 “정부의 역학조사에 비협조적이었던 게 아니냐”고 질타했다. 그러나 송 원장은 “역학조사를 방해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또한 그 문서는 우리가 작성한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해당 문구는 삼성서울병원의 요청이 아닌 역학조사관의 판단에 의해 작성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복지부 권준욱 공공보건정책관은 “접촉자 추적 과정에서 환자에게 연락할 때 역학조사관보다 의료기관에서 먼저 연락하는 게 환자 및 보호자의 불안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역학조사관이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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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구 기자 kim.jingu@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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