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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문제 통렬히 비판한 디킨스 작품 150년 만에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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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영국 대문호 찰스 디킨스(사진)가 익명으로 발표한 에세이들이 150여년 만에 고서적들 사이에서 발견됐다. 디킨스 외에도 루이스 캐럴, 엘리자베스 게스켈, 윌키 콜린스 등 당대 유명 작가들의 글도 함께 빛을 봤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13일(현지시간) 찰스 디킨스와 빅토리아 시대 작가들이 쓴 수백여 편의 에세이와 사회비평들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고서적 전문가 제레미 패럿 박사는 지난 12일 벨기에 겐트대에서 열린 빅토리아학회 강연에서 “빅토리아 시대 문학 주간지 ‘올 더 이어 라운드(All The Year Round)’ 원본을 고서적상으로부터 입수해 분석한 결과 익명으로 발표됐던 에세이와 사회비평들을 디킨스가 직접 쓴 사실이 확인됐다”며 “잡지에 적혀있던 주석과 메모들도 디킨스의 필적으로 판별됐다”고 말했다.

  발견된 디킨스의 주석과 메모에서 300명이 넘는 당대 작가들의 이름이 언급되면서 빅토리아 시대 문학사 연구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윌키 콜린스학회 폴 루이스 사무총장은 “‘빅토리아 문학사의 로제타 스톤’이 발견됐다”고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디킨스가 쓴 것으로 확인된 사회비평에선 작가의 성향이 드러나기도 했다. 그는 ‘무엇이 선정적인가’란 제목의 사회비평에서 1864~1865년 구빈원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 사건을 언급하면서 ‘빈곤문제 해결을 촉구한 것은 언론의 선정적 문제 제기’라고 주장한 보수층을 비판했다. 디킨스는 『올리버 트위스트』 『위대한 유산』 등 빅토리아 시대 사회 부조리와 빈곤 문제를 다룬 작품을 많이 남겼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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