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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불붙은 차량에 뛰어든 대구 시민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차량에 불이 나자 한 시민이 호스를 끌어다 물을 뿌렸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사고 현장으로 시민들이 우르르 몰려가 차량에서 부상자들을 끄집어냈다. 20대로 보이는 한 시민은 차량에 불이 붙어 곧 폭발할 수도 있었지만 안으로 들어가 구조 활동을 벌였다. 14일 새벽 대구시 수성구 중동네거리 차량 교통사고 현장에서 실제 벌어진 모습이다.

교통사고는 이날 오전 3시20분쯤 발생했다. 유턴을 하는 소나타와 신호 위반을 하고 직진을 하던 K3가 충돌했다. 잠시 후 이 충격으로 K3 엔진룸 쪽에서 불이 났고 사고를 목격한 시민들이 비명을 질렀다. 한 시민이 가게 앞에 있던 긴 호스를 사고 현장까지 끌어다 K3 엔진룸에 물을 뿌리기 시작했다. 이어 택시 운전기사와 시민 등 10여 명이 달려가 사고 차량에서 부상자들을 구조했다. 차량 안에 아예 들어가 구조 활동을 하는 시민도 있었다. 구조 활동은 119구급대가 도착하기 직전까지 계속됐다.

이 사고로 K3에 타고 있던 권모(19·여)씨 등 2명이 숨졌다. 또 같은 차량에 탔던 손모(28)씨 등 3명도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K3 차량에는 운전자를 포함해 모두 6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 직후 운전자는 부상을 입은 상태로 도주했다.

소나타 차량에 타고 있던 운전자 A(28)씨도 사고 후 달아났다. 동승했던 여성도 현장을 떠나 혼자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자가 발생한 K3에는 노래를 전문적으로 배우고 부르는 보컬 학원생들이 타고 있었다. 사고 차량 모두 렌터카다.

경찰은 K3와 소나타 운전자 2명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구조활동을 한 시민 중 한 명이 사고 차량인 소나타 운전자로 보인다"며 "검거 후 자세한 상황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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