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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공공데이터 개방, 더 화끈하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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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정종섭
행정자치부장관

국민 중심의 투명한 정부, 유능한 정부, 서비스 정부를 만들기 위해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정부 3.0’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6월 전국적으로 시행한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는 생애 주기별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부 3.0의 이념을 구현한 좋은 사례다.

 기존에는 국민이 상(喪)을 당해 경황이 없는 가운데에도 사망신고와 재산상속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일곱여개 행정기관을 방문해야 했다. 이제는 읍면동 주민센터에 단 한 번만 방문해 사망신고를 하면 금융거래·세금·자동차·토지·국민연금 정보 확인이 원스톱으로 해결된다.

 이는 기관별, 기능별로 제공하던 행정 서비스를 국민의 눈높이에서 편리하게 재설계한 결과다. 올해 하반기에 임신·출생 분야로 생애주기 서비스를 확대하면 이제는 국민이 주인이 되는 정부의 서비스를 체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국제 평가에서도 정부 3.0의 노력이 인정받았다. 7월 6일에 OECD가 발표한 공공데이터 개방지수 평가에서 한국은 30개 국가 중에서 1위를 차지하였다. 한국은 가용성, 접근성, 정부 지원수준 등 모든 분야에서 영국, 미국과 같은 주요 선진국보다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높은 평가를 받은 배경에는 정부가 수집하고 생산한 데이터가 더 이상 정부의 것이 아니라 국민의 것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자리잡고 있다. 그간 개방된 공공데이터의 활용사례는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버스 도착시각, 미세먼지 농도, 주유소별 가격, 사고·정체 도로에 관한 데이터는 이미 실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정보지식의 시대에 더 많은 데이터는 더 많은 삶의 가능성을 의미한다. 최근 개방한 지자체 인허가 데이터에는 빵집, 음식점, 미용실 등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유용한 440여종 3억 건의 데이터가 포함되어 있다. 앞으로 개방되는 상권, 안전, 교육 분야의 데이터는 무궁무진한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

 중국 염철론(鹽鐵論)에 유속불식(有粟不食) 무익어기(無益於饑)라는 말이 나온다. 곡식이 창고에 가득 차 있어도 이를 찧어 밥을 하지 않으면 배고픔을 해결할 수 없다는 말이다. 공공기관이 그간 쌓아 놓은 공공데이터를 활짝 개방해 민간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창업과 일자리 등 우리의 현실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민간 시장이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서비스도 정비해야 한다. 이번 달부터 기상청이 제공하던 날씨 정보 앱 서비스가 종료되면서 민간업체들이 본격적인 서비스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토부의 브이월드 모바일 앱도 올해 안에 민간 기업에 기술이전을 할 계획이다.

 정부 3.0이 민간의 창의성과 아이디어, 그리고 세계적 수준의 전자정부와 결합한다면 머지않아 행정한류(行政韓流)의 새로운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정종섭 행정자치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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