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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마약왕, 1.5㎞ 땅굴 파고 또 탈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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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멕시코의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56·사진)이 영화 ‘쇼생크 탈출’을 연상시키는 수법으로 탈옥했다. 2001년 교도소를 탈옥했다가 13년만인 2014년 검거됐던 그는 수감된지 17개월만에 또 다시 극적으로 감옥을 탈출했다.

 멕시코 국가안전위원회에 따르면 11일 오후 9시(현지시간) 수도 멕시코시티 인근 알티플라노 연방 교도소에 복역중이던 구스만은 독방에 샤워하러 들어간 뒤 감시카메라에서 모습을 감췄다.

방을 수색한 결과 샤워실에서 땅 밑으로 이어지는 굴이 발견됐다고 현지 언론은 12일 보도했다.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면 지하 10m 깊이의 굴이 나왔다. 총 길이 1.5km에 달한 땅굴은 건축공사중이었던 건물과 연결돼 있었다. 굴 내부에는 환풍구와 조명까지 갖춰져 있었다. 굴을 파내며 생긴 흙을 옮기는데 쓴 것으로 보이는 오토바이도 발견됐다. 구스만의 독방에서 땅굴이 발견되면서 외부의 조력자나 교도소 내부 공모자가 그의 탈옥을 도왔다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특히 개인 재산이 10억 달러(약 1조1300억원)에 달하는 그가 이번에도 교도관들을 뇌물로 매수해 탈출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마약밀매와 살인 등의 혐의로 1993년 과테말라에서 체포돼 20년형을 선고받고 멕시코 교도소에서 복역했던 구스만은 2001년 탈옥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2월 멕시코 해병대에 검거됐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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