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투자로 일자리 창출 … 기업이 먼저 나설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주요 그룹 사장단 27명은 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긴급 간담회를 열고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경제위기 극복에 앞장서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앞줄 왼쪽부터 이채욱 CJ 부회장, 최광주 두산 부회장, 황각규 롯데 사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 김영태 SK 사장, 정택근 GS 사장, 금춘수 한화 사장, 조갑호 LG 전무, 공영운 현대차 부사장. [뉴시스], [김경빈 기자]

9일 오전 삼성·현대차·SK·LG 등 ‘주요 그룹 사장단’ 27명이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긴급 회동’을 했다. 경제위기가 갈수록 심각해지는데 정부 정책만으론 이를 돌파하는 데 힘이 부친다는 우려에서다.

이들은 회의 끝에 “기업이 먼저 나서겠다”는 공동 성명서를 냈다. 회의엔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차 부사장 등이 그룹을 대표해 모였다. 주요 그룹이 모여 하나로 목소리를 낸 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뒤 처음이다.

 참석자들의 표정에도 짙은 위기감이 배어 있었다. 회동을 진행한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엔저와 중국 성장률 둔화로 수출이 부진하고,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으로 내수도 얼어붙은 상황에서 그리스 국가부도 위기까지 겹쳤다”며 “그야말로 ‘일촉즉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진 비공개 회의도 비장함의 연속이었다. 사장단에 따르면 ‘메르스가 부른 경제 후유증이 금세 끝나지 않을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특히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체감 지표가 정부 발표치보다 훨씬 나쁘다는 공감대가 일었다”고 말했다. 대책을 논의하는 대목에선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같은 경제활성화 법안의 통과가 지연된다’며 국회를 성토하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

 회의는 예정된 시간을 넘겨 한 시간 이상 진행됐다. 그리고 ‘기업인 공동 성명서’가 나왔다. 성명서 제목엔 ‘경제난’이란 문구가 선명했다. 먼저 재계는 투자를 계획대로 집행해 일자리를 창출키로 했다. 또 새로운 수출 품목을 적극 발굴해 성장 엔진이 꺼지지 않도록 나설 참이다. 여기에 내수 불씨를 지피기 위해 전통시장 살리기, 국내 여행 가기 운동, 외국 관광객 유치에 적극 뛰어들기로 했다.

회의 직후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기업이 엄살 부린다는 시각도 있는데 정말 위기에 처했다”며 “(경제인 사면과 관련) 사령탑 없는 경제의 문제가 심각한 만큼 정부와 국민이 관심을 가져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임지수 기자 yim.jiso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