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던 업체서 보조배터리 9000개 훔친 간큰 직원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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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금천경찰서는 자신이 일하던 납품업체에서 휴대전화 보조배터리를 훔친 혐의(절도)로 홍모(26)씨를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홍씨는 지난 5월 16일부터 6월 5일까지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한 휴대전화 보조배터리 납품업체에서 4회에 걸쳐 배터리 8591개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업체의 보조배터리 재고 파악 업무를 담당하던 홍씨는 다른 직원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미리 재고 현황을 조작했다. 이후 퇴근 후나 휴일을 이용해 건물에 들어가 준비해 둔 박스에 배터리를 나눠넣고 손수레로 실어 건물 밖으로 빼돌렸다. 훔친 배터리는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장물업자에게 시세의 10분의 1수준인 개당 만원에 팔아 넘겼다.

범행이 발각될 까 두려워 일을 그만두고 여자친구의 집에 숨어지내던 홍씨는 재고가 심하게 줄어드는 걸 의심한 업체 측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5월부터 2개월간 일대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홍씨의 범행 장면을 포착했다. 보조배터리가 훔친 물건임을 알면서도 매입한 혐의(장물취득)로 장물업자 김씨도 불구속 입건했다.

홍씨는 경찰조사에서 “유흥비로 돈을 모두 탕진했다. 보조배터리가 눈 앞에 쌓여있는 걸 보고 범행의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가의 물품을 보관하는 업체에서는 주기적으로 재고조사를 해 수량이 부족한 지 여부를 정확하게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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