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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 중국 … '공공의 적'] 간큰 부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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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중국 당국은 최근 상하이(上海) 최대 갑부인 눙카이(農凱)그룹 저우정이(周正毅.42.사진)회장을 금융 비리.사기 혐의로 체포했다.

매출을 조작했고 문어발식 확장 경영을 해왔으며 은행 돈을 빌려 초호화판 생활을 해왔다는 혐의다. 그는 지난해 3억2천만달러(약 4천억원)의 재산으로 중국의 열한번째 부자였다.

그는 6~7개 은행에서 1조3천억원, 그룹 증권사를 통해 1천5백억원 등 모두 1조5천억원에 이르는 돈을 빌렸다. 홍콩 경제일보는 "공산 정권 수립 이후 최대 금융 비리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17세에 30위안(元.약 5천원)의 월급을 받는 노동자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런 한을 풀기라도 하듯 과시욕도 강했다. 1990년대 초반 상하이에서 맨 처음 페라리 승용차를 굴렸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묵었던 리츠칼튼 호텔의 대연회장을 빌려 관료와 유명 인사들을 수시로 초대했다. 周회장 부부는 카르티에.루이뷔통.구찌 등 명품 브랜드로 온몸을 휘감는 것으로 유명했다.

홍콩에만 호화 주택이 세 채나 되고 승용차도 BMW.람보르기니.벤틀리 등 10여종이다. 周회장은 미스 홍콩 출신의 인기 여배우와 염문을 뿌렸다.

그가 빈축을 사는 또 다른 이유는 부동산 재개발을 위해 1만가구의 '힘 없는 백성'들을 쫓아낸 점이다. 상하이의 노른자위인 징안(靜安)구 25만평을 재개발하는 과정이었다. 그래서 周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상하이 시장을 지냈던 황쥐(黃菊)부총리의 연루설이 나온다. 중국은행 홍콩법인의 류진바오(劉金寶)전 총재 등 은행 간부 10여명이 조사받는 가운데 '저우정이 스캔들'은 권력형 비리 사건으로 치닫고 있다.

홍콩=이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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