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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반주만 빼고 남자만 모인 성가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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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지난 2일 오후 8시30분 성남시 분당구에 소재한 분당영락교회.

"인형극에 나오는 인형들의 머리를 보셨지요. 몸에 얹혀 있는 듯하죠. 그렇게 힘을 죽 빼세요. 그리고 개가 짖는 모습을 떠올리는 겁니다. 개는 온몸으로 짖어요. 소리는 그렇게 내야 합니다." 지휘자 박수화 성심여대 교수의 주문에 따라 최근 결성된 분당남성기독합창단 단원 8명은 '내 주를 가까이'라는 찬송가로 화음을 맞춰나갔다.

모두 직장생활에 쫓기는 몸이라 연습이 시작되는 오후 8시에 다 모이기는 힘들지만 연습이 끝나는 오후 10시면 15명 전원이 모인다. 지휘자 박교수와 반주자인 성심여대 대학원생 조은희씨를 빼고는 전원이 남성이다. 앞으로 50명 정도로 단원을 늘릴 계획이다.

분당남성기독합창단은 분당 구미교회의 남성중창단에서 노래를 하다가 개인적인 이유로 교회를 떠났던 4명이 '교회를 떠나서도 서로 만나며 음악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그 속에서 신앙심을 키우자'고 뜻을 모으면서 빛을 보게 되었다.

서울 산돌교회의 부목사를 맡고 있는 오성복 목사, 고완수.채인욱씨 등 의사와 회사원 등 15명이 교파를 초월해 모였다. 이 합창단은 3개월 가량 강도 높게 연습한 뒤 분당지역의 교회를 돌면서 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또 고아원이나 양로원 등 따뜻한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찾는다.

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오목사는 "자기 교회를 우선 생각하는 분위기가 강한 개신교에 나름대로 연합의 기운을 불어넣고 싶다"고 말했다. 011-9766-8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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