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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 책세상] 동물들의 집짓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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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면

동물들의 집짓기/완다 쉽맨 지음, 문명식 올김/지호, 1만원

인간이 만든 최초의 건축물은 돌무더기(석총)와 흙무더기(봉분). 석총과 봉분은 중세의 토담집, 피라미드로 발전한다. 그런데 이와 똑같은 형식이 비버의 오두막과 개미탑에서 발견된다.

자연에서 재료를 구하고 에너지의 낭비없이 섬세한 솜씨로 보금자리를 만들어내는 동물들은 인간으로 하여금 경외감을 갖게 만든다.

잡지 '윌더니스(Wilderness)'의 편집장이었던 쉽맨은 비버.꿀벌.거미 등의 집짓기를 관찰하고 인간의 집짓기와 비교했다.

벌집은 가장 가벼운 재료로 냉난방이 완비된 효율적 저택이며, 개미굴은 지상과 지하가 연결된 전천후 도시로 몇 세대에 걸쳐 건설한 작품이라고 한다. 그런데 도심에서는 클립.고무밴드.핀 등 사무용품만 가지고 지은 굴뚝새의 둥지가 발견되기도 한다.

동물들의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 동물.곤충의 집은 정교하다. 덫문 거미는 땅속 굴에 침과 흙의 혼합물을 발라 방수처리가 되게 하고 그 문을 닫아 버리면 칼을 사용해도 열기 힘들다는 것.

동물들의 집은 인간이 수천년 개발시켜온 건축술에 뒤지지 않으며 경제성.기능성을 두루 갖췄다는 저자의 주장이 설득력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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