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민족 도살"…알카에다마저 비판하는 IS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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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에다 대변인 애덤 가단. [미 ABC뉴스 캡처]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카에다가 자신보다 더 극단적인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비판했다. 28일(현지시각) ABC뉴스에 따르면 미국인 출신으로 알카에다 대변인 노릇을 했던 애덤 가단이 인터뷰에서 IS를 혹독하게 비판했다. 가단은 지난해 가을 알카에다가 만드는 온라인 잡지 인스파이어와 인터뷰한 뒤 지난 1월 미군 공습으로 사망했다.

가단은 인터뷰에서 "IS가 상당한 힘과 뛰어난 능력을 갖춘 걸 부정할 순 없다"면서 "하지만 이슬람 인들을 향한 범죄들 간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이를 용납하고, 격려하는 자들에게 사후의 천국이란 없다. (알카에다가) 전세계의 분노를 사려고 힘없고 무기력한 소수 민족을 내쫓고 도살토록 명령했다고 생각하는가? 절대 아니다"라며 IS를 비판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10월 올라온 영국인 앨런 헤닝의 참수 영상에 대해 비판했다. "헤닝은 군인이나 스파이로 시리아에 간 것이 아니다. 집 없고 가난한 시리아 인들을 도우려 그 곳에 갔을 뿐이다"라며 "고마워하기는커녕 그를 납치하고 카메라 앞에서 죽임으로써 그의 도움에 보답했다"고 말했다. "알누스라(시리아에서 활동하는 알 카에다 연계 테러단체)는 앨런 헤닝의 석방을 요구했지만 무시당했다"고 했다.

IS를 향한 알카에다의 비판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알카에다의 정신적 지도자인 아부 무함마드 알마크디시는 IS가 자신이 오랫동안 발전시켜 온 '이슬람 프로젝트'를 와해시켰다고 했다. 빈라덴의 오른팔로 불리던 아부 카타다도 지난 10일 영국 매체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IS를 마피아 집단으로 표현했다.

IS는 소셜 미디어와 영문판 잡지 다비크를 활용해 두 지도자를 조롱했다. IS는 "꼭두각시","악마보다 더 기피해야 할 학자들"이라며 이들을 비난했다. 알카에다 이라크지부(AQI)였던 IS가 알카에다에서 독립한 이후 알카에다의 입지는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정석원 인턴기자(광운대 신문방송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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