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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철학 본령을 찾는다"|세계로 번지는「퇴계학」연구|동서양학자들 "이론〃 캐기에 한창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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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퇴계학 연구열이 세계로 번지고 있다. 또 일부에선 착실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지난76년 시작된 퇴계학 국제 학술회의는 내년8월 제8회 대회를 일본 축파 (쓰꾸바) 대에서 열기로 결정했다. 그간 한국에서 세번, 일본과 대만에서 각각 한번씩 열린데 이어 작년엔 미하버드대에서, 올핸 서독 함부르크대에서 열린바 있다.
퇴계학은 동양뿐아니라 구미 각국의 철학자·동양학 연구자들에게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일본학자들은 이 대회가 제2회 대회에 이어 또다시 일본에서 개최된다는데 대해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즉 지금까지의 국제학술회의가 퇴계학및 이에 관련된 동양사상·문화의 소개와 보급에 중점을 둔 반면 다시 맞은 일본대회에선 퇴계학의 학문적 심화와 확충을 기대케하는 대회가 되리라는 것이다.
『퇴계학의 역사적 위치』를 주제로 한국·일본·중공·미국·유럽6개국·대만·호주·소련·북한·싱가포르·홍콩의학자 88명이 참가할 이번 일본대회는 축파대와 일본 퇴계학회가 공동주최한다.
일본퇴계학회는 이 대회준비를 계기로 지난 11월20일 창립됐다. 동경퇴계학연구회·웅본 이퇴계연구회·천섭 이퇴계연구회 회원 4백여명이 모인 집합체다. 회장에 우야정씨 (동경대명예교수) , 부회장에 고교진(축파대교수) 우지용태랑(광도대 명예교수)씨. 주변에서는 이번 학회의 결성을 일본학계가 퇴계학 자체를 하나의 독자적인 「사이언스」로 받아들인 계기로 보고 있다.
미국에서도 퇴계학 바람이 불고 있다. 하버드대 퇴계학연구회와 워싱턴·뉴욕·하와이 퇴계학연구회가 각각 결성돼 있다. 서독에도 함부르크대와 본에 퇴계학연구회가 결성됐으며 대만에도 국립사범대안에 퇴계학연구회가 설립돼있다.
국내엔 퇴계학연구원과 부산퇴계학연구회·경북대퇴계학연구소가 활동하고 있다. 퇴계학연구원 (이사장 이동준)은 1천명의 국내회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외국에서도 1천여명의 학자들이 활동중인 것으로 추계하고 있다.
한편 미콜럼비아대에선「마이클·C·칼톤」교수 (위치토주립대) 가 완역한 『성학십도』(Ten Diagrams on Sage Learning)를 펴냈다. 『성학십도』는 퇴계의 저서로 그의 철학을 집대성한 것. 국내에선 아직 완역주해 되지못한 것을 미국에서 먼저 냈다. 「칼톤」교수는 하버드대에서『성학십도』연구로 학위를 받은 학자다.
퇴계학이 세계적으로 관심을 갖게된데 대해 퇴계학연구원 이동준이사장은 『서양 사람들이 동양철학의 본령을 퇴계학에서부터 찾자는 움직임』이라며 퇴계가 동양철학을 도해를 통해 구조화, 철학 체계를 세운 점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이사장은 특히 일본에서의 높은 연구열은 일본 철학의 근원인 경 철학의 바탕이 바로 퇴계학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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