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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사과데이'? 메르스에 고개숙인 사람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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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이곳 저곳에서 사과가 이어졌습니다. 메르스 사태때문입니다.

디지털오피니언에선 다양한 사과 모습을 영상 편지에 담았습니다.

누가 누구에게 왜 사과를 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23일 오전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사태 확산에 책임이 있다며 이 부회장은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 부회장은 1일 부친 이건희 회장 뒤를 이어 삼성서울병원을 산하기관으로 두고 있는 삼성생명공익재단의 이사장으로 취임했기에 기자회견에 나선 것입니다.

"메르스 확산을 막지 못해 국민들께 큰 고통과 걱정을 끼쳐드렸습니다.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저희 아버님께서도 1년 넘게 병원에 누워 계십니다. 고통에 동감하며 환자분들은 저희가 끝까지 책임지고 치료해드리겠습니다…저희는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신뢰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제 자신, 참담한 심정이고 책임을 통감합니다." - 이재용 삼성공익재단 이사장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한 ‘14번 환자’가 이른바 ‘수퍼 전파자’가 돼 무려 80명의 환자를 감염시킨 것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자세였습니다. 그동안 국내 초일류 병원이라는 삼성병원의 방역체계가 허술했다는 비판이 거셌습니다.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도 이 부회장의 뒤를 이어 사과했습니다. 지난 17일 대통령에게 몇 차례 고개숙여 사과한지 엿새 만입니다. 오늘은 국민에게 사과했습니다.

"메르스 사태 때문에 대통령님과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 드렸습니다.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저희가 보건당국과 긴밀히 협조해서 최대한 노력을 다 해서 하루빨리 끝내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메르스 사태 수습 후에 쇄신위원회를 만들어 철저한 원인규명을 하겠습니다. 진료시스템과 위기관리시스템 전반에 대해 전면적으로 보완하겠습니다."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

정부 고위 인사의 사과도 이어졌습니다.

우선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메르스 사태와 관련한 질문에 사과했습니다.

"조기에 빨리 안정시키지 못한 점에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초기 예측이 차질이 있던 부분이 있지만 현재는 최대한 수정하고 보완 했습니다… 철저하게 방어막을 짜고 있습니다." -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황교안 총리 역시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대정부질문에서 메르스 사태의 책임이 있다며 사과했습니다.

"초기 대응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사태가 정리되면 정부나 병원의 조치에 문제가 있었는지에 대해 면밀히 검토할 것입니다. 예방 수칙의 홍보도 초기에 늦었고, 더 빨리했어야 한다는 지적에 공감합니다." - 황교안 총리

씁쓸한 ‘사과의 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