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물씬한 "개성"-넘치는 "감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스페인, 하면 우리는 먼저 투우의 나라, 캐스터네츠를 치며 리드미컬한 기타반주에 맞춰 정열적으로 춤추는 무희의 나라를 연상한다. 그 풍경에 빠질수 없는 것이 음악이리라.
28일 하오7시 세종문화회관 소강당에서는 스페인 가곡연구회의 첫번째 연주회가 열렸다. 스페인 가곡만을 모아 연주한 첫번째 본격적인 음악회라 관심을 모았는데 음악은 듣는 이의 마음을 흔들어주고 또 채워주었다.「그라나도스」「튜리나」「로드리고」「팔라」등 스페인작곡가들의 가곡은 정열적이고 감동적이며 소박한 스페인적인 개성이 물씬한 것들이었다. 대부분 스페인의 전래민요를 현대화한 것이었다.
스페인 태생으로 세계적인 성악가가 된 소프라노「로스·안헬레스」, 메조소프라노 「테레사 베라칸차」「플라시도·도밍고」등은 자신의 나라의 가곡을 불러 크게 명성을 얻었다.
이날밤 소프라노 김윤자 조길자씨가 노래한 「그라나도스」(1867∼1916년)는 스페인 민속음악을 근대화하는데 선도역할을 한 작곡가.
파리에 유학, 당대의 유명한 피아니스트이기도 했던 그는 소박하고 감상적인 작품을 썼다.
스페인에서 공부한 김윤자씨는 특이한 음색의 변화가 이채로왔고, 조길자씨는 강하고 산뜻한 스페인어 특유의 인토네이션을 잘살려 노래해 인상적이었다.
베이스 바리톤 이병두씨는「벌트」의『행복했던 시절』을 열정적이고 감동에 넘쳐 노래하였다. 소프라노 정경순씨의 「로드리고」노래는 섬세하고 감미로왔다.「팔라」의 7개의 노래는 유태열씨가 노래했는데 어렵고 소화하기 힘든 곡을 무리없이 소화했다.
28일 연주회는 남구특유의 열정적이고 감동적인가하면 감상적이고 그러면서도 소박함을 잃지 않은 스페인 가곡속에 흠씬 젖어 보낸 하루 저녁이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