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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모습 드러내는 신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금년 하반기들어 일부 해금자와 피규제자들간에 막후에서 추진되어오던 신당이 3차해금과 더불어 지상에 모습을 드러내려 하고있다.
전직 구신민당의원이 주축이되고 일부 구공화당의원과 재야인사가 가세해 모색되고 있는 신당이 어떤 색채를 띨지, 또 그정당이 하나로 될지, 둘로 될지는 아직 미지수.
다만 지금까지의 움직임으로 봐 4년간 묶여있던 야성향의 프로정치인들이 정당을 만드는 만큼 신당의 존재가 12대총선거의 향방과 제5공화국의 기존정치질서에 적지않은 영향을 줄것만은 틀림 없다.
그동안 신당은 크게 두갈래로 추진되어왔다. 3차 해금에도 풀리지 않은 두 김씨가 공동의장인 민주화추진협의회를 중심으로한 세력과 민주협에 가담하지않은 구신민당온건세력이 각각 3차해금과 12대총선에 대비해 사람을 모아왔다.
민주협은 이민우·김동영·최형우·박찬·문부직 (이상 김영삼계), 김녹영·박종률·예춘활·조연하 (이상 김대중계), 황명수(현역),박찬종·김 수(구공화) 씨등이 민주협이 국민투쟁운동기구로 존속하기를 원하는 지도부와 해금이후 원외출신 강경인사들의 「냉담」에도 불구, 12대총선거 참여를 주장해왔다.
이들은 결국 지도부도 신당을 소극적으로라도 이해는 해주리라 믿고있으며 자기들이 정당조직화할 경우 이철승씨 중심의 온건세력 보다는 득표에 유리할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이민우씨를 당수로하는 구야연합전선 구축을 위해 2차해금된 최형우씨와 유일한 현역인 황명수씨를 앞세워 광범위한 의사타진을 해왔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강경 재야의 총선거 보이코트설이 만만치않을뿐 아니라 소석(이철승)배척론까지 나와 해금후 그들의 진로를 결정할 회의에서부터 진통이 예상된다.
비민주쪽은 이철승 김재광 신도환 이충환씨등 전신민당최고위원과 이기택 정해영 송원영김수한 노승환 박용만씨를 중심으로 범구야규합을 목표로 움직여왔다.
때문에 이들은 이민우씨등 민주협의 참여파와 수차 개별접촉을 하는 한편 송원영 김수한노승환 박용만씨등 4명이 실무위원이 되어 이철승 김재광 이기택씨와 긴밀한 협의를 하는 가운데 중간입장에 있는 박영녹 박한상 김상진 김옥선 이완돈 이완희 손주항 이용희 김형광 이상민(이상 전신민)김현수(전통일) 씨등을 포섭하는 작업을 해왔다.
이들 중간입장에 있는 사람들은 민주협쪽으로부터도 접촉이 있었다.
고흥문씨는 건강·시국관등을 이유로 정계은퇴의사를 밝혔고 조윤형·정대철씨는 민한당입당의사를 일찍부터 굳혔다.
또 비민주쪽은 공천가망이없는 일부 민한당현역의원들에게도 손을 뻗쳤고 한건수씨가「가건물」로 지은 신민주당을 언제든지 접수할수 있게끔 준비해 놓았다.
그러면 두 세력은 끝내 갈라서 별도의 당을 만드는것일까, 아니면 통합신당을 결성할것인가. 현재로서는 예측불허이며 각기 가능성은 반반이다.
양대세력은 모두 단합하지 않으면 원내진출이 어렵고 둘다 군소정당으로 전락하고 말것이라는점을 절실히 느끼고있다.
또 약40명도 안되는 전직 야당의원들이 쪼개져 옛날처럼 상호비방이나 할경우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할것을 알고있다. 이같은 자각과 절박감이 궁극적으로는 대동단결을 가능하게 하리라는것이 통합론자들의 기대근거다.
반면 분열된 2개의 신당이 나오리란 전망도 나름의 근거를 갖고있다.
우선 단합을 위해서는 한쪽이 양보하는수 밖에 없는데 과거의 정치성향·적대관계등을 고려할때 민주와 소석성향은 자칫 오월동주가 되기 쉽다는 것이다.
또 다당제에 집착하고 있는 제5공화국의 정국주도방식도 한 큰 요인으로 보고있다.
시간은 없고, 총선거에서 당선은 돼야겠고, 그러다보면 통합의 명분 집착 보다는 개인적이해를 앞세운 「조정」에 휘말리기 쉽지않겠느냐는 것이다.
1개가 되든 2개가 되든 신당의 얼굴을 누구로 하며 어떠한 지도체제를 갖추느냐도 중요 관심사다.
민주쪽은 일부 반발이 없지는 않으나 이민우 전 국회부의장을 정점으로해 공동의장들의 후광을 업자는 쪽이다.
비민주쪽과 연합 하더라도 이 골격은 유지돼야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이철승씨가 당의 얼굴이 되는데는 반대다.
비민주쪽도 소석의 리더십과 능력을 인정하면서도 소석이 전면에 나서는데는 회의적인 의견이 꽤 있다.
이때문에 집단지도체제가 불가피할것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우선 얼굴은 비교적 참신한 사람을 앉히고 진짜 당수는 선거후 뽑자거나, 당부터 만들어 놓고보자는 공론이 우세하다.
신당추진세력들은 해금자들이 뭉쳐 국민들에게 야당성만 인정받으면 12대총선거에서 민한당과 야권의 주류를 겨룰수있다고 보고있다. 때문에 신당은 정통성부각을 위해 대정부공격에 앞서 먼저 민한당을 치고 나갈것으로 보인다.
아뭏든 신당은 두달반만에 결당에서 선거까지 치러야할 형편이다. 때문에 신당은 준비위→창당대회→지구당 창당대회등 모든과정을 선거운동과 연결시켜야하는 어려움을 지니고 있다.
또 갑자기 등장해 쟁점을 제기하기도 어렵다.
기존 정당들이 내부적으로 출신군의 겹치기를 피해 조정한 공천자들과 단기백병전을 해야한다. 이런 싸움에는 도시보다 농촌이 불리하다.
그래서 신당이 승산을 걸고있는곳도 대부분 도시쪽이다.
시간이 촉박한데다 인적자원도 적어 신당이 창당돼도 92개 전지역구에 공천자를 내기는 어렵고 결국 중점작전을 하게 될것으로 보인다. <전 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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