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나 함께 강도짓한 20대들 심야 추격전 끝 검거

중앙일보

입력

우연히 친해진 당일 함께 강도짓을 한 20대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남 장성경찰서는 16일 택시기사와 편의점 여종업원을 상대로 강도짓을 한 혐의(특수강도)로 황모(22)씨와 김모(20)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이들은 전날 오후 10시50분쯤 장성군 장성읍에서 부른 콜택시를 타고 한적한 주변 초등학교 앞에 도착한 뒤 기사 이모(59)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목과 턱을 다치게 하고 택시를 빼앗아 달아난 혐의다. 약 15분 뒤 택시를 타고 장성읍 편의점에 가서는 여종업원 이모(30)씨를 위협해 현금 90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이날 정오쯤 전남 담양군의 한 편의점에서 처음 만났다. 범행은 숙박비와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저질렀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가출 상태인 김씨가 담배를 사러 편의점에 갔다가 음료수를 구매하러 온 황씨에게 말을 걸어 가까워졌다"며 "황씨가 '잘 곳이 없다'는 김씨를 재워주려고 집으로 데려갔지만 부모에게서 '왜 처음 본 애를 데려오느냐'는 꾸중을 듣자 흉기를 챙겨 나와 숙박비를 마련하려고 범행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출동해 장성군에서 광주광역시까지 약 30㎞ 거리를 추격 끝에 황씨 등을 검거했다. 이 과정에 지원 요청을 받고 출동한 광주 광산경찰서 소속 형사들이 탄 기동차가 사건과 무관한 승용차와 충돌 사고를 내 피해 차량 운전자가 다치기도 했다.

장성=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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