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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괴에 총격사과 요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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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판문점=김재봉기자】판문점공동경비구역안 북괴병총격사건을 논의하기 위한 제4백26차 군사정전위 본회의가 16일상오11시 판문점에서 열렸다.
유엔측 요청으로 열린 이번 회의에서 유엔측 수석대표「호른」제독은『지난23일 판문점공동경비구역안에서 발생한 총격사건은 정전협정사상 최악의 사건이었다』고 지적하고 『유엔측 경비병들의 자제가 없었으면 더 많은 북괴경비병의 희생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른」제독은 이어 이번 사건에 대해▲철저한 조사를 실시 ▲북괴경비병들의 난폭행위를 사과하고 ▲북괴경비책임자를 처벌하는 한편 ▲또다시 이와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절차와 대책을 밝히라고 북괴측에 요구했다.
이에대해 북괴수석대표 이태호는 소련관광객이 판문점지리에 익숙치 못해 실수로 군사분계선을 넘자 유엔측 경비병이 강제로 관광객을 끌고갔다는 등 터무니없는 주장만을 되풀이하고 소련관광객「마루조크」를 되돌려 보내라고 억지를 썼다.
유엔측은 이 자리에서 북괴경비병들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와 자유의 집앞 연못근처에서 유엔측 경비병들을 향해 AK-47 자동소총을 쏘아대는 모습등을 담은 사진4장을 제시했다.
유엔측은 또 소련인 망명객 「마투조크」의 회견내용을 담은 녹화테이프를 공개했는데 짧은 스포츠형머리에 갈색 스웨터를 입고 도수높은 안경을 쓴 예쁘장한 얼굴의 「마투조크」 는 유엔측 조사반원에게 자기자신은 현재 평양주재 소련대사관 견습직원이며 생년월일은 62년8월14일이라고 영어로 또렷하게 말했다.
「마투조크」는 망명을 결심한 것은 약2년전 모스크바 국제관계 연구원 5학년학생때부터 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판문점관광을와 사진을 찍도록 허용된 시간에 다른 관광객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자기 사진기를 맡긴다음 주위를 살폈으나 바로 옆에 북괴경비병이 1명밖에 없는것을 보고는 그대로 남쪽으로 뛰어 자유의 집앞에서 유엔측 경비병에게 『도와달라』고 한국말로 소리쳤으며 유엔측 경비병은 이에 따라 자신을 연못아래까지 데려가 옆숲속에 숨었다고 말했다.
「마투조크」는 자신이 자발적으로 경계선을 넘었으며 현재 자신은 소련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유엔측 조사반원에게 말했다.
이날 회담장에는 71명의 내외기자들이 나와 취재에 열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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