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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에 열린 국회의원 축구 ‘한일전’

중앙일보

입력

한국과 일본 국회의원들이 13일 오후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축구 ‘한일전’을 펼쳤다. 한일 의원 간에 친선 축구대회가 열린 건 한·일 관계 악화로 대회가 중단됐던 2006년 이후 9년 만이다.

이날 친선 축구대회에는 새누리당 정병국·김영우·조해진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최재성 의원 등 여야 의원 20여명이 한국 대표로 출전했다.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과 새정치연합 김현 의원도 여성의원 몫으로 경기장을 누볐다.

일본 측에선 자민당 소속의 에토 세이시로(衛藤征士郞ㆍ74) 일본 중의원 부의장 등을 비롯한 여야 국회의원 21명이 참가했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선 양측 의원들은 한일전답게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경기는 8대 4 한국의 승리로 끝났다. 3골을 넣은 조해진 의원이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국회의원 축구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정병국 의원은 "9년 만에 재개된 경기인 만큼 꽉 막힌, 꽁꽁 얼어붙은 한일관계가 변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일본 의원들 역시 이번 대회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일본 에토 회장이 오늘 경기 후 만찬에서 폭탄주를 섞어보자고 했다"며 "이젠 허심탄회하게 얘기하자, 한일관계를 풀어야 할 때가 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강조했다.

이날 후반전에 골키퍼로 출전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시합이 끝난 뒤 “한일 수교 50년을 맞는 올해는 굉장히 의미가 있다”며 “양국 간 긴장이 고조돼 있는데, 우리 정치인들이 자주 만나 과거처럼 좋은 사이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문에 분위기가 침체돼 있는데도 일본에서 와주신 의원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한·일 관계가 부드러워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02 한일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 지원을 위해 구성된 국회의원축구연맹은 1998년 제1회 친선 축구대회를 시작으로 2006년까지 총 7회의 정기대회를 개최했으며 한국은 이 대회에서 지금까지 4승 2패 1무의 성적을 기록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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