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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생활 2개월째…여류작가 오정희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지난가을의 단풍경치는 평생 잊을수가 없을만큼 훌륭한 것이었어요. 제가 살고있는 뉴욕주 올바니시는 내고향 춘천처럼 산수가 아름답고 고풍이 깃든 도시이나 외국생활이라는 게 아무래도 쓸쓸한 것 같아요.』 여류작가 오정희씨가 요즈음 느끼고있는 미국생활의 감회.
소설 『별사』 『동경』의 작가 오여사는 뉴욕주립대학에서의 2년간 교환교수로 도미한 남편 박용수교수(강원대·사회학)를 따라 두 아이와 함께 대학에 가까운 캠퍼스타운에서 두 달째 접어드는 미국생활을 시작하고 있다.
『여고시절, 긴 방학을 맞았을때의 심경같아요. 제가 작가이니까 무엇보다도 작품구상을 하는일이 중요한 과제이긴 하나 아직은 서두르고 싶진 않아요.』 작품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이나 소재문제에 대해서는 겸손해하며 밝히려 들지 않는다.
다만 작가가 자기문화권이나 언어의 현장을 떠나서 더 멀리 조감하는 입장에서 인간의 삶이나 사고를 추구해 보고 싶다고 말한다. 그런 테두리안에서 몇개의 작품이 구상될지도 모르겠다고 비치기도 한다.
『나 자신이 한국의 의식에 깊이 파묻힌 한국의 작가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오래 떠나있는 것도 별로 좋지 않은것 같아요. 일종의 문화적 괴리감 같은게 느껴지거든요.』 남의 나라에 와서 살아보니까 문화적 충격이 느껴지긴 하나 한국적 언어나 의식을 멀리 해보고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김석성 뉴욕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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