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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엄마' 지고 '고양이 아빠' 뜬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치맛바람이 세고 엄격한 아시아 엄마들을 일컫는 용어인 '호랑이 엄마(Tiger Mom)'.

이젠 호랑이 엄마가 옛 말이 되는 시대가 왔다. 최근 자녀들의 교육에 일일이 간섭하며 혼내던 '타이거 맘'은 점점 줄어드는 대신, 새로운 아빠 상(像)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명 '고양이 아빠'다. 아이를 다그치기보다는 따뜻하게 감싸주고, 훈육하기 전에 먼저 자녀를 꼭 껴안아주는 아빠들이 새로운 부모 상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 BBC방송은 중국계 미국 교수 에이미 추아의 베스트셀러『타이거 맘』대신, '캣 대디(Cat Daddy)'라는 새로운 용어가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고양이 아빠라는 용어가 새삼 화제가 된 이유는 최근 중화권에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호랑이 엄마 고양이 아빠(虎?猫?)' 때문이다.

이 드라마는 8000만명 이상의 시청자를 끌어 모았다. 드라마의 최종회를 다룬 기사에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수만 개의 댓글이 달렸다고 BBC는 전했다.

드라마에서는 어린 나이에도 너무 많은 숙제에 파묻혀 힘들어하는 아이의 이야기가 나온다. 불과 최근까지만 해도 중국에서는 수십 개월밖에 안 된 아기를 음악학교, 수영교실, 중국어 교실까지 보낼 정도로 높은 교육열을 자랑했다. 그러나 드라마의 영향으로 중국 교육계에는 자성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는 설명이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의 80년대생 부모들은 자기 부모 세대와는 다르다”며 “자기 아이가 유치원에서부터 학업성취도가 높기를 기대하는 마음보다는 단지 행복하고 건강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크다”고 전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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