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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5년초까지 성장세 둔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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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나라마다 차이는 있지만 세계경제는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유지하고있다. 이 같은 회복추세는 순차적인 단계를 밟아 진행되어온 것이 특징이다. 미국에서부터 시작된 회복세가 캐나다·일본 및 태평양연안의 신흥공업국 등 대미수출국으로 확산돼왔다. 이들은 몇 년 동안 대미수출로 상당한 재미를 보고있다.
미국경제회복은 서구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중남미를 비롯한 제3세계의 경제는 아직도 침체돼있다.
문제는 현 경제회복추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이냐는 것이다.
세계경제가 비교적 건전하고 순조로운 단계로 회복되려면 아직도 상당한 성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다뤄보고자 한다.

<미국경제전망>
◇현황=최근 몇 달 동안 소비증가율이 상당히 진정되고있고 l·4분기이후 주택건설이 하강추세에 들어섰다. 그러나 실질소득이 꾸준히 늘고있는 것을 보면 비록 늦은 속도지만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 같다.

<소비 지속적 증가>
따라서 전반적인 경제성장은 금년 하반기와 내년 중 평균 4·0∼4·5%를 유지할 것이다. 그러나 현 경제현황 중 가장 큰 문제로 부각돼있는 재정적자를 고려하면 85년 초 이후에는 회복세가 지속될 것 같지 않은 생각이 든다.
◇예산전망=이례적인 실질성장 등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의 재정적자개선은 미미했다. 80년대 말까지의 연평균 실질성장률을 4%정도로 낙관하고 있는 행정부마저도 오는 87년까지의 누적적자를 1천6백50억∼1천7백50억 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미 의회의 좀더 현실적인 추산으로는 87년까지 2천억 달러, 80년대 말에는 2천6백억 달러를 넘어설 것 같다.
이 같은 비관적 추산의 근거는 이러하다.
첫째 84회계연도에 이루어진 소규모 적자개선은 잠정적인 국방비절감 등에 의한 것이지 경제성장에 의한 세입증대로 얻어진 게 아니다.
둘째 84년도 재정적자감축법은 적자를 줄이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더구나 이자율이 행정부나 의회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 머물 것이 확실하다.
결국 세율조정에 의한 재정적자보다는 고금리에 의한 적자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전망=금년 하반기와 85년 초반 중 금리를 끌어올릴 요소들이 도사리고있다.
우선 인플레가 증가할 가능성이 점차 명백해지고 있다. 유가와 다른 물가가 대폭 하락한 후 현 수준에서 유지기미를 보이고있다.
더구나 임금이 지난 l8개월처럼 낙관적이지 못하다. 이미 약간의 임금상승 움직임과 생산성 하락의 기미가 나타나고있다.
둘째 연초와 같은 기세는 아니지만 기업대출이 빠른 속도로 늘고있다.
셋째 경제는 높은 수준에서 운용되더라도 단기재정적자전망은 매우 좋지 않으며 특히 앞으로 1년 동안 적자는 증가할 것이다.
넷째 최근의 통화 및 재정운용패턴을 감안할 때 미연방정부는 급격한 금융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역으로 성장률을 증가시키지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정부의 내년도 통화목표를 보면 점진적으로 금융수요를 덜 수용하는 쪽으로 가고있다.
다섯째 시기는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지만 경제회복을 위한 자국내 저축, 미 무역적자와 인플레에 따른 달러가치의 하락우려 때문에 외국인들의 달러보유욕이 줄어들 것이다.
◇장기경제전망=고금리로 인해 85년 중 경제악화기미가 나타날 것이다. 재정적자 전망이 좋지 않아서 경기회복과 저금리가 동시에 이루어질 수는 없을 것 같다.
우리 경제가 깊은 불황으로부터 벗어나는 시기였던 지난 2년 동안 재정적자는 자극제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재정적자의 규모가 커지고 그 성적이 구조적이 됨으로써 자금시장에 막대한 압박을 가하고 금융관계 문제들을 야기하기에 이르러 우리는 이제 소위 이탈기에 들어서고 있다.

<악화기미 나타나>
예컨대 고금리, 달러화강세 등의 이탈기 문제들이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 더구나 연방정부는 점점 더 적응력을 상실할 것이다. 사실상 현 상황은 불황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깊고 지속적이었던 82년 가을을 연상시킨다.
따라서 성장의 급격한 둔화나 기업의 악화는 85년 또는 86년에 나타날 것 같다.
특히 취약한 부문은 고금리에 민감한 주택건설 및 관련산업과 많은 내구성소비재생산분야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극심한 불황은 피할 수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인플레가 비교적 참을만한 수준이 될 것이며 70년대나 80년대 초와 달리 대부분 가정의 실질소득은 여전히 향상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미 경제전망은 재정적자문제가 해결될 것인가, 해결된다면 언제가 될 것이냐에 달려있다.

<세계경제전망>
일부 원인은 미국의 여건 때문이지만 세계경기사이클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급격할 것 같은 전망이다.
상승세가 83-84년에 몰릴 것 같다. 85년에 가면 생산의 병목현상과 가격상승, 금융긴축정책 및 세계주요경제의 계속적인 긴축재정 등으로 성장이 제한될 것이다. 86년이면 세계적으로 성장률은 실질적인 하락세를 나타낼 것이지만 대규모 불황 까진 이르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외의 나라들을 볼 때 캐나다와 일본이 84년에는 OECD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을 이룩할 것이다. 주요 유럽국가의 경제전망은 다른 선진국들만큼 밝지 못하며 성장요인을 수출부문에 의존하고있다.
주요유럽국가 경제정책은 달러화에 대한 자국화폐가치의 방어 및 공공부문 적자감축에 우선권을 부여하고 있다. 물가가 계속 상승하고 미 금리가 세계시장에서 달러화를 지탱함으로써 유럽국가의 정책은 강제적 성격을 띠게 될 것이다.

<연평균 2%내 성장>
경제성장전망은 대외 및 국내부문을 모두 감안할 때 재정압박을 말끔히 해결할 만큼 충분할 것 같지는 않다. 이런 환경 속에서는 유럽 GDP는 84∼86년 기간동안 연평균 2%를 크게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OECD만 떼어놓고 볼 경우 84년에는 4%를 약간 상회했다가 85, 86년에는 2·5% 근처로 떨어질 것 같다.
중남미는 82년과 83년에 이어 84년에도 GNP가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멕시코·칠레·에콰도르·우루과이·콜롬비아 등은 83년에 채택했던 억제정책을 다소 완화했고 세계경기사이클의 혜택이 생산 면에서 나타나기 시작하고있다.
북미를 제외하면 태평양연안경제가 지금 세계에서 가장 강세를 나타내고있다.
홍콩·싱가포르 한국·대만 등 신흥공업국과 나아가 말레이시아·태국 등은 미·일 경기회복으로부터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필리핀과 다소 정도는 덜하겠지만 인도네시아의 경우는 외채부담과 상품시장 성장부진으로 계속 곤란을 겪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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