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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대통령 선거 조작 증거 제출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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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노무현 대통령 선거(2002년)가 조작됐다는 증거를 제출하고 대법관 입장에서 평가하라.” 국립 부산대 철학과 교수가 이 같은 내용의 과제를 학생들에게 냈다. 학생들은 “정치적 성향을 학생들에게 강요한다”며 과제물 제출 거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8일 부산대와 부산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최우원(60) 부산대 철학과 교수는 이달 초 과학철학 과목 수강생들에게 이 같은 내용의 과제를 냈다. 그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노 전 대통령이 개표기 조작을 통해 당선될 수 있었다는 것을 증명해 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과제를 낸 뒤 지난 6일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명 일베)에 ‘부산대 학생들이 해결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전자개표기 사기극인 가짜 대통령 노무현 사건이 부산대 학생들에 의해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학생들에게 정치적인 성향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사고 훈련을 할 수 있는 과제를 낸 것”이라며 “종합적인 판단을 해보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그는 “2002년 대선이 조작된 선거라는 생각은 변함없다”고 덧붙였다. 부산대 총학생회는 성명서를 내고 “학생들에게 강요한 리포트를 즉각 취소하고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사과하라”며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정식으로 징계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2012년 학생들에게 ‘종북·반역주의자들을 진보라고 부르는 언론을 비판하라’는 과제를 내기도 했다. 당시 부산대는 최 교수에게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렸다가 1개월로 바꾸었다. 18대 총선에서 자유선진당 부산진구갑 후보, 19대에는 대한국당 서울 서초을 후보로 나온 바 있다.

부산=차상은 기자 chazz@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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