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데이터 뉴스] 미 금리 오르기도 전 세계 채권시장 비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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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이 눕는다. 바람보다 더 빨리 눕는다.’ 시인 김수영의 ‘풀’의 한 구절이다. 요즘 글로벌 채권 가격이 딱 그 꼴이다. 바람(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불기도 전에 눕고 있다. 이미 올 4월 중순부터다. 당시 두 주 동안 독일 국채를 중심으로 가파르게 떨어졌다. 영국 금융그룹 바클레이스가 집계한 글로벌 채권시장 시가총액이 그 기간에 1950억 달러(약 214조5000억원) 줄었다. 모두 채권 투자자에겐 손실이다.

 사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달 중순 2차 채권가격 하락시기엔 손실이 4500억 달러로 불어났다. 게다가 지난주 말까지 손실은 더욱 커져 1조2000억 달러에 이르렀다. 블룸버그 통신은 8일 더 음울한 전문가들의 예측을 전했다. 통신은“미국 10년만기 국채 금리(만기 수익률)이 올 연말에 연 3%에 이를 전망인데, 그러면 글로벌 채권시장 시가총액은 1조8000억 달러 더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지난주 말(5일) 바클레이스가 집계한 시가총액 50조 달러를 기준으로 예측한 추가 손실 규모다. 지금까지 발생한 1조2000억 달러와 별도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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