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피임 허용 50년, 여성 임금 높이고 전문직 진출 활발

중앙일보

입력

미국에서 법적으로 피임이 가능하게 된 지 50년이 되었다. 미국 대법원은 1965년 6월 7일 피임이 합법이라고 판결했다. 1960년대 피임약은 이미 시판됐지만 미국 내 많은 지역에서는 피임약 광고를 불법으로 여겼다. 심지어 코네티컷 주는 피임 자체를 범죄로 취급했다. 당시 코넷티컷 주의 가족계획협회 에스텔 그리즈월드 회장은 피임 강습을 열어 주 검찰에 기소됐다.

그리즈월드 대 코네티컷 사건은 결과적으로 미국 헌법상 자기 결정권을 인정하는 판례로 남았다. 주가 결혼한 부부의 피임에 관여할 수 없다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미국 가족 계획협회 회장 세실 리처즈는 경제지 포춘과의 인터뷰를 통해 피임으로 인해 지난 50년간 직장 내 여성의 지위가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1) 남녀 간 임금 차이 좁혀져
세실은 “피임이 법적으로 가능해지고 나서 여성은 그 전보다 3분의 1 정도 더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이 계획하지 않은 임신으로 방해 받지 않고 학교를 마칠 수 있었고, 가족 계획을 세울 수 있었으며 직업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2) 여성 교육 기회 신장
미국 가족계획협회는 피임약의 사용이 허가된 후 5년 뒤인 1970년까지 여성의 대학 등록율이 20% 가까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대학 중퇴율 또한 현저히 줄어들어 피임 허용이 여성이 대학에 머무를 수 있게 한 가장 결정적인 요소라는 연구 결과를 보여주었다.

3) 전문직 여성의 증가
미국 변호사협회에 따르면 2013년 미 법학전문대학원 학위 취득자 중 절반 가까이가 여성으로 나타났다. 가족계획협회는 피임약 허가 후 1970년부터 1990년까지 전문직 여성의 비율이 30% 이상 증가했다고 추정했다. 세실은 “법원의 피임 허가가 여성의 삶에 극적인 변화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2010년 미국 성 건강 연구기관은 보고서를 통해 “피임 지원센터에서 공적으로 의도치 않은 임신을 피할 수 있도록 도운 여성이 2 200만 명에 달하며 계획하지 않은 출산 1 100만 건, 임신 중절 수술 76만 1000 건, 미숙아 출산 16만 4000 건을 피할 수 있었다”고 발표했다.

이소영 인턴기자(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학 4년)
일러스트=강일구

ADVERTISEMENT
ADVERTISEMENT